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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거짓이란 말도진실이란 말의 건너편에 있는 걸 보면진실이 먼저겠지요. 이 세상에 러브호텔이 많은 것도 괜찮고,거짓을 말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괜찮고,교회와 절이 많은 것도 괜찮지요.사람의 가슴이 차갑다고 생각하는 마음이더 사람을 힘들게 하지요.사람의 가슴은 지금도따뜻한 피로 덥혀지고 있거든요.따뜻한 피가 만들어지는 것도긍정적인 마음의 반영이고요.아니라고요, 그럼 아닌가 봅니다. 내 말이 대개는 틀리거든요.틀리는 재미로 세상을 산 지가벌써 49 년입니다.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없어서아직도 앞으로만 가는 것도몇 년 전이나 다름없지요.
시와 차 한 잔
HKBC환경방송
2019.03.2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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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다시 흐르고...오늘은 풀잎마다 웃음이 고인다풀잎마다 웃음이 톡톡 터져 꽃이 된다산은 쉬지 않고 재잘대는 시내에 꽃을 띄우고시내는 흘러흘러 강기슭에 꽃을 부려놓고꽃은 가져간 웃음소리를 부려놓고강은 바다에 시간을 부려놓는다 시간의 퇴적층을 거슬러 물새가 날아오르고물비늘을 비집고 상류로 오르는 물고기바다를 집어다 하늘에 집 짓는 구름떼걷는 발자국마다 웃음이 고이고발자국마다 웃음이 툭툭 터져사내는 사는 게 괜스레 흥겹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3.1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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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더 큰 세상으로 가기 위해반드시 넘어야 할 산은바로 자신이다 밖으로의 확대를 바라면안을 먼저 다져라 세상을 바꾸려면나를 먼저 바꾸어라 적은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내 안에 있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2.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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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을 위한 내일의 노력은 없다.내일은 내일의 일이 있을 뿐이다. 이미 흘러간 시간을 붙잡고할 수 있는 일이란 없다. 내가 진정하고자 하는 일을막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바로 나다. 나를 극복하는 순간비로소 세상에 도전할기회가 주어진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2.1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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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초 속살을 만지면 손이 아리아리하다 노란 햇빛이천상초 꽃잎에 앉는다 향기가 슬쩍 속살을 만진다 이내 꽃잎이 붉게 탄다 순간 행복이 오늘이란 호수에 빠진다 퐁,당,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2.1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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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생의 남은 날 중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지요 행복의 게릴라가 되라고 웃음의 독립군이 되라고속 좁은 가슴에 말발굽소리 요란하더이다 둥지를 버리는 순간 새는 날아오르더군요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2.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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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어디로 가야하나 망설이며 사거리에 서 있을 때 누가 나의 등을 감쌌다누군가 돌아보았더니 보행신호 무시하고 길을 건너던 가로수 그림자였다살아서, 서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가로수였다 “나는 살아있는 것만을 보여 주는 것으로도 기쁨으로 산다”며 너의 살아있음이 누군가에게 기쁨이 된다면 살아도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등을 두드린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2.1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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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나뭇잎은 노루귀를 가졌다 나뭇잎은 빛살로오솔길을 내어바람소리를 듣는다 나뭇잎은 무릎 밑으로 다리를 놓아 물소리를 듣는다 나뭇잎은 나뭇잎끼리 살을 비비는 소리로 살아있음을 듣고있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2.0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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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병이다 가을에 거두기 위해 쟁기 들고 밭으로 나가는 농부의 굵은 손마디가 나를 부끄럽게 한다 우리 어머니가 밭에서 김을 매는 시간에 나는 누굴 위로하겠다고 시 한 줄에 매달리나 허리 굽은 골목길을 반만 남은 반달이 창문을 두드리는 시간에 재봉틀을 돌리며 생계를 걱정하는 빈민의 밤에 나는 또 누굴 위로하겠다고 시 한 줄을 쓰고 있나 시가 병이다 분명 시가 병이다 이 세상은 시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종종 병이 도진다 어쩌면 나는 남보다 나를 위로하기 위해 시를 쓰는지도 모른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1.1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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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의 노래 오직 삶에 대한 열망으로 물을 길어 올리는데 그 직립의 높이만큼 아름답다 도전의 직립이 아닌, 일어서고픈 자립의 직립이어서 더욱 아름답다 살고 싶어 사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1.1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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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눈을 감으면 바다로 가는 길이 열린다 눈물에 들어있는 소금기는 사람이 바다에서 왔다는 흔적이다 아직도 바다를 잊지 못하고 있다짊어진 짐이 무거울 때마다 눈물이 흐르는 것은바다가 넘치는 것이다푸른 바다가 넘치는 것이다사람의 눈동자 속을배를 타고 들어가면바다가 넓게 열린다아픔도 슬픔도달래 줄 바다가 열린다 눈물은 삶의 파도가 거칠 때마다바닷물이 찰랑찰랑 넘치는 것이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1.1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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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고추밭 긴 이랑의 잡초를 뽑으며 등이 휘는 허리로 먼 산 바라보면 어느 만큼은 견딜만해져서 빈터에 꽃씨를 뿌리고 꽃모종을 해 꽃구경하는 재미에 시름을 덜어 보지만 먼 데 사는 자식이 눈에 밟혀서다 큰 자식 끼니 거를까 걱정이 되어서꽃이 핀 걸 못보고 넘길 때도 있다 사는 것이 짐인 줄은 알지만 자식만큼 무거운 짐이 없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1.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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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지은 새집 같았다 비가 내리면 비를 맞으며 바람이 불면 바람에 젖어서나뭇가지에 새새끼를 낳아 기르는 새처럼 가도가도 길은 만만치 않았다 남자에게 울음을 참는 일이 쉽지 않듯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산다는 일이 큰 울음 같지만 그래도, 시린 바람을 맞으며 새가 날아오르고 차가운 비를 맞으며 꽃대를 세우는 걸 보면, 눈물이 넘친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 같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1.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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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천국으로 들어가는첫 번째 문을 여는 열쇠 아담의 웃음이이브를 열었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1.1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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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활짝 핀 그대로 지더라산 모습처럼 아름답더라 나뭇가지에 피어있는 꽃이나길바닥에 떨어진 꽃이나그대로 피어있어 삶과 죽음이마주 보고 웃는 풍경이더라 사랑도 그러하더라사랑할 때는 가슴 콩콩 뛰면서도 행복하더니이별 후에는 마른 꽃 태우는 냄새가저문 하늘에 노을처럼 피어나더라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1.1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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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가르쳐준 것사람의 피가 온혈인 것은 사랑을 타고나서가 아니다.사랑을 배우라는 계시다.세상에 볼 것이 많다고 나를 돌아보지 못한 날이 얼마나 많았더냐.나보다 잘 난 사람을 보면 기가 죽어 나 자신을 미워한 적이 또 얼마나 되었더냐. 가만히 눈을 감고 내면의 소리를 들어 보라.세상을 안내하는 것은 결국은 나 자신이었음을 금새 알게 된다.내가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힘에서 나온다.적도 아군도 내 안에 있었다.내가 살아야 할 이유는 내가 이 세상에서 잘나서가 아니었다.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그 온혈의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1.0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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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면 쉬어가라 오늘도 걷는다 넘어지지 않으려 하지만 넘어지리라그리고 다시 일어서리라넘어지지 않는 것은 없다강물도 이따금 낮은 숨소리로산을 느끼려 호수를 들른다쉬어가고 싶어서이다다시 넘어지려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다시 일어서기 위해 넘어지는 것이다 넘어지면 핑계 삼아 쉬어가라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1.0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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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그림자 산도 그리움에산 그림자로 길을 따라가다가저녁이면 거두어들인다한 자리를 지켜주기 바라는나무와 풀 그리고 산짐승들이있기 때문이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1.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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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성공한 첩보작전은 알려지지 않듯이성공한 사랑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향기를 남길 뿐이다가슴에 남은 향기가 추억이 될 뿐이다추억이 아름다운 건 성공한사랑의 훈장이기 때문이다이따금 그 훈장에 맑은 눈물이 떨어지기도 한다새집에 날아들어 알을 품는 새처럼사랑의 살점 하나, 싱싱하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1.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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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도시에서 사람은 휴대폰을한 대씩 가지고 고립되는 섬이다길이 많아 길에서 길을 잃는다도시인에게는 기댈 수가 없다머무르는 자들의 유품인 장독대를 없애고장을 담그지 않은 지 오래 되었다흐르는 것끼리 만나 살을 비벼 위로 받기엔속도가 너무 빠르고 서두르는 종족이다안녕하세요!밝게 인사하면서도 고립되어 있는 섬이다
시와 차 한 잔
hkbc 문화부 작가
2019.01.03 1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