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이와 웃음이는 여행만큼 공부가 재미 있었다. 인생을 깨닫는 즐거움이 있었다.지리산에서 만난 스님의 말씀이 산을 내려 와서도 남았다."깨닫는다는 건 마음 안에 등불을 켜는 거야."긍정이와 웃음이는 듣고만 있었다."사람들은 세상에 어둠을 밝히려 등불을 달지만, 등불은 정작 마음 안에 달아야 하는 거야. 그래야 세상이 어두울 때도 환하게 살 수 있지."
지리산에서 만난 스님은 조용하면서도 유장하게 흐르는 깊은 강물처럼 적막한 느낌을 주었다. 단어와 단어의 간격이 길면서도 정확했다. 평평하고 널직한 바위 위에서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미워하는 사람에 대한 간결한 답이었다."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도 놓아주어야 합니다. 용서는 내가 자유롭기 위해서지요.""그래도 미운 걸 어떻게 하지요?"젊은 여인이 한 남성에 대한 상처에 대해 묻자 스님이 대답에 반문을 했다."미워하는 마음을 새라고 비유해 보세요. 미움의 새를 마음 안에 가두어 두는 순간 끝없이 먹이를 주어야 새는
36. 슬픔이 문을 열고 나가면 기쁨이 다른 문으로 찾아 와긍정이와 웃음이는 대학로에서 거리공연을 구경하고 있었다. 노인 둘이 공연하는 신파극 같은 거였다. 초록이 점령한 대학로는 활기가 넘쳤다. 점령군이 인자해 생명 모두가 반기는 봄이었다.노천무대에서 노인 한 사람이 혼자말 하듯이 이야기 했다."꽃도 그늘을 만들지. 꽃그늘이라고 하지. 하늘을 나는 새도 세상에 그늘을 떨구며 날아가고. 솔개그늘이라고 하지. 그늘 없는 세상은 없어. 사람도 얼굴에 그늘이 졌다고 하지. 슬픔이 찾아온 거야."다른 노인이 또 다시 혼자 이야기 하듯이
35. 마음과 몸의 거리는 짧을수록 좋아긍정이와 웃음이는 부탄에서 여행안내자에게 인간적으로 폭, 빠졌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을 쏙, 파고 들었다.꿈을 이루려면 실천이 필요한데 실천은 마음에 있는 꿈을 몸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했다. 즉 두 다리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했다. 방법으로 마음과 몸의 거리를 없애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에 긍정이가 추가로 물었다. "마음에서 몸까지의 거리는 사람마다 다르겠네요?""그렇지요. 어떤 사람은 마음과 몸의 거리가 없이 바로 행동으로 옮기고, 어떤 사람은 십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어떤
34. 꿈은 이루어서 자신에게 선물하는 거야여행허가서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부탄을 여행하고 있었다. 국민총행복지수를 국민총소득지수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였다. 부탄에서는 관광객이 입국하면 출국할 때까지 안내를 해준다. 손님에 대한 배려라고 한다. 여행객에게도 병원이용이 무료인 나라다. 또한 전국민이 개인 스승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왕에게도 지정된 개인 스승으로 왕사가 있었다."꿈이란 무엇일까?"웃음이가 환한 얼굴로 이국의 정취에 빠져 혼잣말처럼 말했다."희망 아닐까. 바라는 마음이니까?"긍정이가 웃음이의 말을 이었다
33. 나무는 온몸으로 일어선다"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아름답나요?"웃음이가 긍정이와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오르며 함께 동행한 선을 수행하는 프랑스 식물학자에게 물었다."나무가 아름답습니다.""왜지요?""나무는 인생 전체를 일어서는 존재입니다. 그것도 온몸으로 일어섭니다. 또한 태어나서 죽는 날 까지 성장하는 존재입니다.""정말 그렇네요.""그리고 해마다 한 번씩 열매를 맺어 생명을 살립니다.""나무는 정말 위대하네요."긍정이와 웃음이가 박수를 치며 감동했다."그럼. 사람은 어떤가요?"학자에게 웃음이가
32. 엄마가 따뜻해서 따뜻한 아기를 낳는 거야긍정이와 웃음이는 여행이 길어지자 향수병이 생겼다."엄마가 보고 싶다.""나도 엄마가 보고 싶다."긍정이의 말에 웃음이도 따라서 엄마가 보고 싶다고 했다.긍정이와 웃음이는 주막에서 감주와 빈대떡을 먹고 있었다. 태백산 검룡소 근처의 너와집에서였다."엄마의 온도는 몇 도일까?""우리 할머니가 말씀하셨어. 엄마의 온도는 온혈溫血, 즉 따뜻한 온도래.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사랑의 온도지.""정말 그렇다!""그리고 엄마가 따뜻해서 따뜻한 아기를 낳는 거래."
31. 자랑하는 재미로 사는 거야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를 찾았다. 오지는 서늘한 깊이를 보여준다. 긍정이와 웃음이는 물어물어 찾아갔다. 뜻하지 않게 깊은 산 속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노인을 만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사는 건 자랑하는 재미로 사는 거야.""왜지요?""얼굴에 화장을 하고, 옷을 챙겨 입는 것도 자랑하고 싶어 하는 거야. 권력과 돈을 벌려 힘쓰는 것도 자랑할 수 있기 때문이지. 무엇보다 내가 성장하는 것이 자랑스럽잖아.""혼자 사는 사람은 어떻게 하지요?""ㅎㅎㅎㅎ. 자랑에는 세 가지가 있지. 첫째
사람 밖에 바람 불고 사람 안에 바람분다.산다는 건 바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 속으로 걸어가는 것이었다.첫 30년은 철모르고 부모의 가족으로 기대 살았고, 두 번째 30년은 내가 만든 가족을 위해 바쁘게 살았다. 다시 선물받은 30년. 나이는 60,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이다. 나이 60부터는 내 인생을 위해 살아야 한다.다시 인생의 들판에는 바람이 불지만 바람에 익숙해져 웃음을 배웠다. 배는 항구에 묶어 두려 만들지 않는다. 거친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만든다. 우리는 이제 다시 떠나는 위대한 인생항해자.사실 인생의 어느 하
29. 경쟁은 남하고 하는 게 아니야"파란 하늘에 웃음 하나 걸어 보았는가?"일본의 교토를 여행하다 승려를 만나 함께 걷는 중에 승려가 긍정이와 웃음이에게 던진 말이었다. 긍정이와 웃음이는 답을 하지 못했다.조금은 어색한 분위기로 걷고 있다가 긍정이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며 말했다."스님들도 득도에 대해 경쟁을 하나요?""하지. 하지만 경쟁은 남하고 하는 게 아니야. 자기 자신하고 하는 거지."뜻밖이었다. 경쟁은 남과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왜지요?""인생은 나만의 길을 내 방법 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
28. 진정으로 이기적인 사람은 남들이 자신을 욕하도록 방치하지 않는다"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이지요?"인도의 믐바이에서 종교의식에 참가했다가 웃음이가 성자에게 물었다."가장 잘 사는 법은 가장 이기적으로 사는 것입니다."수염이 하얀 성자가 존댓말로 답했다.긍정이와 웃음이는 뜻밖의 답에 서로를 쳐다 보았다.성자는 예상했다는 듯 긍정이와 웃음이의 반응에 빙그레 웃었다."이기적으로 산다는 것은 자신에게 이롭게 사는 것이란 의미지요.""자신만을 위해 살면 욕과 돌을 맞지 않을까요?"웃음이가 따지듯이 반문했다."아닙니다.
신이 인간에게 내린 위대한 선물은 사랑이고,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작품은 음악이다. 사랑은 실천할 때가 가장 아름답고, 음악은 가슴으로 들을 때 가장 아름답다. 나는 사실 음치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할 때면 음도 정확하지 않지만 무엇보다 박자를 맞추지 못한다. 가수 양희은이 라디오 반송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사람은 누구나 음치라고. 더불어 음과 박자를 무시하고 즐겁게 부르면 된다는 말도 곁들였다. 하지만 노래를 부를 때면 박자와 음정을 무시할 수가 없다. 소심함이 문제이기도 하고 맞추려는 마음이 노래의 흥을 망가뜨린다.고전 번
27. 인연은 사람을 선물받는 거야"긍정아. 너와 함께 여행한 지가 6개월 지났는 데도 다툼 없이 행복한 건 너의 긍정적인 마음 때문이야.""아니야. 웃음아. 네가 보름달처럼 환하게 다 웃음으로 받아 줘서 그래."둘은 말해 놓고 까르르 웃었다."웃음아.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은 뭐라고 생각해?""울 할머니 말씀이신데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은 인연이라고 하셨어.""인연?"웃음이의 말에 긍정이가 의외라는 듯 말꼬리를 올렸다."그렇지, 인연. 사람을 선물 받는 것이 인연이랬어.""와우. 사람을 선물 받는다. 상상만
26. 운명아. 너는 내 손 안에 있다 긍정이와 웃음이가 부처님오신날이라 해인사를 찾았다. 해인사는 참 고운 절이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있는 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법보사찰이라 한다.스님 한 분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어느 산에 스님 한 분이 살았습니다.들리는 바로는 아직까지 한명도그의 말문을 막히게 한 사람이 없다고 했습니다.어느 날 똑똑한 아이가 손에 작은 새 한 마리를 쥐고 스님에게 가서 물었습니다.'스님 이 새가 죽은 건가요?아니면 살아있는 건가요?'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이 스님이 살았다고 하면 목졸라 죽
제자 감이 스승 고진도사에게 물었다.“스승님. 스승님은 누구에게서 세상의 이치에 대하여 배우셨습니까?”“처음에는 산과 물, 바람과 나무에게서 배웠다.”“산이 무얼 알려주지 않고, 물이 무얼 말해주지 않는데 어떻게 배웁니까?”제자 감이 따지듯이 말했다.“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마음으로 나눌 뿐이다.”“저는 스승님께 배우러 왔는데요?”“저도요.”고진도사의 말에 제자 감과 래가 한통속이 되어 말했다.“그야, 너희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만 가르쳐줄 것이 없다.”“그럼 저희에게 아무 것도 알려줄 것이 없단 말씀이십니까?”제자 감이 불만스럽
25. 행복해 지는 법"행복해 지는 법을 알고 싶어요."여행자들이 모여 장작에 불을 지피고 이야기 하던 중에 야영장 주인에게 프랑스에서 찾아 온 젊은 여인이 말했다. 젊은 여인은 이번 여행이 행복을 찾기 위해 떠난 것이라고 했다.야영장 주인은 담백하게 답했다."행복해 지는 방법은 너무 쉬워서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너무 쉬워서 아무나 할 수 없다는 말씀이 이해가 안 됩니다."한 중년 여성이 따지듯이 말했다. 다른 여행자들도 야영장 주인에게 암묵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말이라는 표정을 짖고 있었다. 긍정이와 웃음이도 마찬
24. 긍정에너지발전소티벳 라사에서 오렌지색과 붉은 빛깔의 승복을 입은 노승려와 긍정이와 웃음이가 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승려가 긍정이에게 넌즈시 물었다."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 어떤 산인지 아는가?""히말라야산입니다."웃음이가 자신 있게 답했다."하하하하. 가장 높은 산은 마음산이라네.""예?"긍정이와 웃음이가 함께 소리쳤다."마을 앞의 산을 넘으려고 해도 마음산을 넘어야 하고, 히말라야를 넘으려 해도 마음산을 넘어야 하네. 마음산을 넘지 못 하면 어떤 산도 넘을 수 없으니 마음산이 가장 높은 산이지.""
사람의 눈가에 눈물샘이 하나씩 자리하고 있다. 눈물샘은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하나는 눈을 맑게 씻고 세상을 바라보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길이 험난해서 위로의 선물로 서 눈물이다. 그만큼 삶은 고난이 마련되어있는 험난한 길임을 예감한다.내게 주어진 인생이 의미가 없다면 살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은 없다. 자살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무의미한데 힘들기까지 하다면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눈가에 눈물샘이 준비되어있는 험난한 것이 인생임에도 태어났다면 태어난 이유가 있을 텐데 진정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산을 넘으면
23. 물은 낮은 자리를 다 채우고 나서야 제 갈 길을 찾는다"비타민c와 현미경을 발명한 나라가 어딘지 아니?"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도나우강에 있는 새체니교를 건너며 웃음이가 긍정이에게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음. 우리가 지금 헝가리에 있으니 헝가리가 답이 아닐까.""역시 눈치가 빠르네.""맞아. 헝가리는 작지만 과학의 나라야. 14명이나 노벨상을 탄 나라지.""와우, 대단하네.""그렇지."긍정이와 웃음이는 도나우강이 흘러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긍정이가 재미 있는 걸 생각해 낸듯 말했다."서두르지 않고 여
22. 인생은 과정을 즐기는 예술이다"흔히 성공해서 편히 쉬며 살고싶다고 하지.쉬고 놀려고 태어나지 않았다네. 쉬는 건 일한 후에 쉬는 거라네. 쉰 후에 다시 쉬는 걸 꿈꾸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장소가 있다네.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그리고 씻겨주기까지 하는 곳이 있네."여주와 이천은 강진과 더불어 도자기의 고장이다. 긍정이와 웃음이는 여주에서 도공과 의미있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그곳이 어디지요?"도공이 말을 잠시 멈추자 웃음이가 얼굴이 환해져서 천국 같은 곳을 생각하며 물었다"병원침대라네.""에이."긍정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