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마음농사가 최고의 농사야중국 산동성의 평원에서 긍정이와 웃음이가 마실 물을 찾다가 노인을 만났다. 노인 덕분에 식사까지 해결했는데 잠깐이었지만 이야기를 나눌 수록 깊었다. 노인과 헤어지고 나서도 깊은 여운이 남는 말이었다."마음 농사가 가장 큰 인생농사라네.""마음 농사는 어떻게 지어야지요?"긍정이가 진지하게 물었다."사람 마다 세상을 받아 들이는 틀이 있는데 틀에는 여과망이 있다네. 마음은 자신이 원하는 것만 받아들이지. 부정적인 사람은 실패에 대한 걱정만 수집한다네. 그래서 시작하지도 않지. 긍정적인 사람은 실패
입이 배운 웃음은 꽃이다 웃음은 세상을 여는 열쇠고 땀은 성공을 여는 열쇠다. 세상을 열고 세상 속으로 달려 나가서 성공을 여는 땀을 흘려야 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혼자만 원시인으로 고립될 수도 있다.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의 하나인 『최후의 만찬』은 대단히 단순하면서도 대가다운 구성을 보여준다. 이 그림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배신자 유다를 묘사할 때 통상적인 전통적 표현을 따르지 않고 ‘나와 함께 식사를 하는 자 중에 나를 팔아먹을 사람이 있다.'라는 신약의 구절과 관련된 고도로 긴장된 순
20. 사람이 죽으면 사람의 가슴에 묻혀야 한다체코의 프라하는 과거가 독자적으로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 주는 도시다.긍정이와 웃음이가 오래 된 돌길에서 공연하는 즉흥연극을 보고 있었다. 대사가 가슴을 때렸다. 늙은 도보여행자와 젊은 자전거 여행자의 대화였다."잘 살았는가는 죽은 후 무덤이 어디에 자리 잡는가로 알 수 있는 거야.""어디에 묻혀야 가장 잘 산 것인가요?""땅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슴에 묻혀야 하는 게지.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죽음이지.""죽어서 사람의 가슴에 묻힌다."젊은 자전거 여행자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
19. 다름은 담을 허물고 틀림은 담을 쌓는 거야이슬람사원과 교회가 함께 하는 터키는 공존의 나라였다. 동양과 서양의 다리 같았다. 긍정이와 웃음이가 활기차게 걷고 있었다. 종교토론이 한창인 곳에 다다랐다. 둘은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서로의 주장이 팽팽했다.싸울 것 같은 긴장이 돌았다. 그러자 중재자를 자처한 노인이 일어섰다. 다른 의견으로 목소리가 커지는 사람에게 차분하면서도 아주 느리게 말했다."한 쪽이 맞으면 한 쪽이 틀려야 합니다. 내가 맞다는 걸 우기면 상대방은 이유 없이 틀려아 합니다. 그건 토론이 아닙니다."
사람에게 입은 하나이고 귀는 둘이다. 입은 말하는 기관이고 귀는 듣는 기관이다. 말을 하는 입은 하나이고 듣는 귀는 두 개인 것은 그만큼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우선 듣는 것이 중요한 것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생존의 법칙에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적이나 다른 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적이나 다른 동물의 움직임이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말하는 것의 중요함은 의사소통에 있지만, 듣는 것은 생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서이다. 그리고 귀가 둘인 이유는 방향을 알 수 있는 방법이 귀가
18. 입이 하나인 이유태국 방콕에 내려 도시 한 복판을 긍정이와 웃음이가 활보하고 있었다. 태국은 다른 나라에 점령당한 적이 없는 자존심 강한 나라였다."얼굴에 있는 것들은 다 쌍으로 이루어졌는데 왜 입만 하나일까?"밑도 끝도 없이 긍정이가 웃음이에게 물었다.눈 콧구멍 귀까지 둘 씩인데 정말로 입은 하나였다. 긍정이와 웃음이는 어울리지 않게 심각한 표정이었다."그럼, 둘이 되어야 하는 이유부터 생각해 보자."긍정이가 먼저 제의했다."귀는 많이 들을수록 좋고, 귀가 둘 있어야 소리나는 방향을 알 수 있지.""눈도 많이
곡선이 세상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무게의 유연함모든 직선은 품어 안지 못한다. 삶에 대하여 어루만져 줄 너그러움이 없다. 곡선은 다르다. 따뜻함과 함께 어울림을 안고 있다. 생명체에서 직선인 것들은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풀과 나무가 직립하여 직선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바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좌우로 흔들릴 수 있는 여유율을 내재시키고 있다. 나무가 좌우로 흔들릴 수 있는 폭만큼이 타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이다. 곧은 것은 그만큼 배려가 없다. 내가 세상의 중심에서 옳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 나와 다른 사상과 철학은 설 자
17. 엄지, 척!중국 북경의 만리장성을 걸으며 긍정이가 웃음이에게 손가락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더 요청했다."웃음아. 삿대질할 때 검지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면 나머지 세 손가락, 중지 약지 새끼손가락은 삿대질하는 자신을 가리키며 자신부터 바라보라고 하고, 엄지는 방관한다고 했잖아.""그랬지.""손에 대한 이야기 하나 더 해 줄래.""으음."웃음이가 머리를 갸우뚱하더니 말했다."마찬가지로 이것도 할머니 말씀이셔.""그래. 얼른 해 봐.""내가 최고라고 검지를 쳐 들고 나머지 손가락의 모양을 봐."긍정
목적지 없이 걷는다는 것, 참 막막하다. 이유도 없이 걷는다는 것, 먹먹하다. 진정으로 걸어본 사람은 안다. 설명하기 힘든 고독과 치밀어 오르는 묘한 외로움. 왜 걷느냐고 물으면 나는 답할 수 있다, 살아있는 것이 심심해서. 이유 없는 일은 의외로 많다. 뜻밖에도 소소한 일에는 이유가 있지만 큰일에는 이유가 별로 없다. 사는 일도 그 중 하나다. 세상이 그래서 나도 따라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때로는 삶은 스스로 미로를 찾아 들어가는 것이기도 하다.맞다. 인생에는 뚜렷한 이유 없이 살아가는 때가 있다. 인생에는 목적지가 없이 살아야
16. 삿대질은 싫어요길거리에서 서로 삿대질을 하며 싸우고 있었다. 중국 북경의 시장통이었다. 긍정이와 웃음이는 자리를 피해서 돌아갔다. 웃음이가 할머니를 떠올리며 말했다."남을 지적하는 손가락을 살펴보면 화났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 수 있대.""그래. 참 신기하다. 어떻게?""남을 지적하는 손을 만들어 봐.""이렇게?"긍정이가 검지로 남을 지적하는 모양을 만들었다."자세히 봐.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는 손가락은 하나인데, 세 손가락은 자신을 향하고 있지.""그렇네.""엄지도 못마땅하다는 듯 다른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여행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은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여행이다. 여행은 자신에게로 제대로 돌아오는 길을 안내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더라도 마음을 지나오지 않으면 여행은 완성되지 않는다. 인생을 다 겪은 후에 자신을 만나면 한 단계 높아진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여행의 목적지는 히말라야나 오지 또는 유럽의 어느 곳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기 위하여 짐을 꾸리고 있는 바로 지금의 장소다. 여행은 풍경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풍경 속에 감춰진 의미를 구경하러 가는 것이다. 새로운 풍경을 구경하는 것보다 새로운
인간의 위대함은 부족한 것을 자각할 줄 아는데 있다 인간은 균형 있게 서 있기 위해 30개의 근육을 사용한다. 서 있기 위해 가장 필요한 넓적다리의 대퇴골은 콘크리트만큼 단단하다. 인간이 직립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한가를 알 수 있다. 인간에게 특징지어진 것 중 하나가 직립이다. 직립은 독립을 의미하지만 독립은 버거운 투쟁이다. 사람이 신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외로워졌다. 신에게 의지했을 때는 모든 것을 신에게 기대게 되어 편했다. 잘 된 것도 잘못된 것도 신의 뜻이었다. 하지만 독립하면서 세상은 달라졌다. 모든 것
긍정이가 세상의 배꼽이라고 하는 페루의 쿠스코에서 좀 떨어진 마을을 지나다 마을 촌장인 듯한 노인을 만났다. 긍정이가 길을 잃어 예정에 없던 엉뚱한 마을이었다."길이 여러 갈래라서 길을 잃었습니다.""길이 많다는 건 길이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네. 덕분에 그대와 내가 만나지 않았는가.""그렇네요. 촌장 님을 만나고 이 마을과 마을 분들을 만나게 되어 행운입니다.""그렇지. 길을 잃으면 큰 일 난 줄 알지만 길을 잃어야 천국을 만난다네.""예? 길을 잃어야 천국을 만난다고요?"긍정이의 표정이 의문으로 가득 했다."
삶은 한 마디로 정의하면 선택이다. 어린 아이가 바람개비를 돌리며 길을 달려가고 있다. 바람개비를 돌리는 것은 바람이다. 하지만 바람개비를 돌리는 것이 바람만이 아니라 시간도 함께 돌리고 있다. 바람개비를 돌리는 것이 바람과 시간만이 아니라 바람개비를 돌리는 아이를 바라보는 내 인생의 시간도 빨려 들어가고 있다. 시간이란 직선 위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 삶이다. 외줄을 벗어나는 순간 죽음으로 직행한다. 세 사람이 들판을 걷고 있었다. 들판에 복숭아꽃이 피어 아름다웠다. 향기가 넘쳤다.제자 래가 말했다.“스승님, 지금이 가장
세상의 소리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 거야! 긍정이와 웃음이가 동유럽의 작은 마을 짤츠브르크를 여행하고 있었다. 모짜르트가 태어난 마을을 둘러보다 한 노인이 아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귀에 꽂혔다"어떤 사람은 세상의 자음과 모음으로 욕을 만들지만 어떤 사람은 자음과 모음으로 시를 짓는단다.""우와, 너무 멋진 말이다."노인의 말에 긍정이와 웃음이가 이끌려서 가만히 다가가 들었다.노인의 말에 신기한 듯 귀와 눈을 집중하고 듣고 있는 아이도 신기했다. "어떤 사람은 세상의 소리로 소음을 만들지만 어떤 사람은 세상의 소리로 음악을
걷는 것은 버리는 것의 연속이다 오늘처럼 신비로운 날도 없다. 인생 내내 매일 만나 사소함으로 만나고 헤어지지만 인생은 결국 오늘의 퇴적물이다. 인생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날이기도 하고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날이기도 하다. 오늘은 변화의 중심에 선 날이다. 인생에서 살아있는 유일한 날은 ‘오늘’이다. 오늘에는 인생을 자라게 하는 생장점이 들어있다. 생장점은 살아있는 시간의 꼭짓점에 있다. 오늘은 여리면서도 아릿하지만 진보의 칼을 틀어쥐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영원한 숙제이며 성장의 촉수를 가지고 있다.사람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고 한다. 어떤 자신감에서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했을까. 흔히 전라도를 문화예술의 고향이라고 해서 예향이라 하고, 경상도를 사상과 철학의 고향이라고 한다. 경상권의 사상과 철학에 대한 우월의 상징 인물이 퇴계 이황이다. 도산서원으로 대표된다.안동에 들어선 안동댐이 완공되면서 안동은 새로운 면모를 갖게 된다. 안동에 거대한 물이 들어선다. 안동과 물은 자연스럽게 같은 등위로 만나 새로운 신세계를 개막한다. 안동이 가진 정신적 사유체계인 유학과 물이 천연덕스럽게 하나로 완성된
선물을 받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남에게서 선물을 받는 것보다 남에게 선물을 하는 사람에게서 더 큰 행복을 보았다. 권력을 가진 사람보다 권력을 가지지 않고 산에서 홀로 사는 사람의 행복을 보았다. 취재 차 내설악에 자리 잡고 있는 인제의 한 곳에서 사람을 만났다. 언론사 특파원 출신인 박동순 씨를 만났다.깊은 산골에 통나무집을 짓고 혼자 살고 있는 사람이다. 파격적인 집이다. 암자라고 하기엔 평지요, 산장이라고 하기엔 통나무집의 형태가 처음 보는 형태였다. 격식이 파격이니 주인도 파격이다. 집주인은 일본 특파원을 지낸 사
실패는 인생의 스승 긍정이와 웃음이가 티벳의 수도 라싸에서 오렌지색과 붉은 빛의 옷을 입은 승려를 만났다.웃음이가 승려에게 환하게 웃으며 다가 가더니 붙임성 좋게 한 가르침을 부탁했다. 제법 긴 시간을 이야기 했지만 뚜렷이 남는 이야기가 있었다.승려의 눈동자가 빛났다."진정한 인생의 스승은 실패입니다."긍정이답지 않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했다."성공이 아닌가요?""물론 성공이 주는 것은 많습니다. 하지만 성공이 가르쳐주는 건 오만이지만 실패가 가르쳐 주는 건 겸양입니다."긍정이는 그래도 이해할 수 없었다. "세상은
어긋나면서 앞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다사람의 걷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온다. 사람이 걸을 때 살펴보면 참 불합리하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두 발 중에서 한 발로 지상에 서 있고 한 발은 허공 중에 떠 있다. 손은 더 이상하다. 걷는 다는 것은 손과 발의 어긋남의 연속이다. 오른손이 앞으로 나가면 왼손이 뒤로 간다. 오른손과 왼손이 어긋난다. 발로 마찬가지이다. 오른발이 앞으로 가면 왼발은 뒤에 남는다. 오른발과 왼발이 어긋나야 앞으로 갈 수 있다. 인생은 결국 어긋나면서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