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천심이라 돌아선 민심은 되돌아오지 않을 것

▲ 주승용 의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주승용입니다. 저는 오늘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은 매우 두렵고 고통스럽지만, 그동안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합니다.

최근까지 제1야당 최고위원을 지낸 사람으로서 책임이 무겁습니다.

저는 지난해 2.8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이후에 흔들리는 당의 중심을 잡고, 떠나가는 민심을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결과적으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1년 내내 당의 혁신과 통합을 가로막는 계파 패권정치와 맞서 싸우며, 당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자 했으나, 역부족이었습니다. 남을 탓하기에 앞서 저의 책임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밑바닥부터 정치를 시작한 사람입니다. 도의원과 군수, 시장을 거쳐 3선의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제가 가장 소중히 여겼던 것은 민심입니다. 당을 떠나는 제 결단도 지난 한 달 동안 지역에서 보고, 듣고, 느낀 민심에 따른 것입니다.

호남 민심은 이미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불신임하고 있습니다.

호남에서 야권의 중심축은 이미 이동했습니다. 야권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에서 제1야당이 교체되고 있습니다. 호남을 배제하는 정치, 선거 때만 호남을 이용하려는 패권정치에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한 번 돌아선 민심은 되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호남은 스스로 헌신하고 희생하며 오늘의 야권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나 혹시라도 호남이 목소리를 키우면 총선과 대선 승리를 어렵게 할까봐 마음을 졸이며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고 인내했습니다. 그런데 야권의 혁신과 통합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으라는 호남 민심이 공천권이나 요구하는 기득권 집단으로 매도당하고 있습니다.

호남은 야권의 존립을 위협하는 분열적 행태와 패권정치를 목도하며, 제1야당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습니다. 이것은 당에 ‘호남특위’를 만들고, 호남 민심에 따르는 정치인들을 ‘호남 팔이’라고 비난한다고 하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호남 정치의 중심에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여는 청지기가 되겠습니다.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일에 미약하지만, 저의 손길을 보태려고 합니다. 저는 호남만으로 무너져 내리는 야권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호남은 야권재편의 진원지이지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기득권을 내세울 생각도 없습니다. 오히려 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저에게 과분한 옷을 입고 많은 일을 했습니다. 호남 정치를 대표하는 일, 당의 중심을 잡는 일, 민심을 찾아오는 일을 하면서 보람도 있었지만, 안타까움도 컸습니다. 이제는 그 모든 것을 뒤로 하면서 오로지 야권재편을 비롯한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에 전념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제 민심의 바다로 배를 돌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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