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려면 나를 먼저 바꾸어라

지평선을 뚫고 솟아오르는 풀과 나무, 생명력이 가열하다. 수평의 들판에 수직의 일어섬이 생명력의 원천이고 근원이다. 그 일어선 채로 꽃을 피운다. 그것도 물과 바람만으로 꽃을 피우는 생명력은 벅차게 아름답다. 사람 앞에도 바람이 불고 사람 뒤에도 바람이 분다. 바람밭에 사는 것이 사람이다. 사람은 바람을 피할 수가 없다. 인생은 바람 속으로 걸어 들어가 당당하게 걸어가는 것이다. 어느 인생도 가볍지 않다. 모든 생명은 같은 무게를 가지고 있다. 물리적인 무게는 다를 지라도 인생의 무게는 모두 같다. 살아있는 시간은 다를 지라도 인생의 무게는 같다. 그리고 모든 생명은 아름다움을 몸 안에 지니고 있다. 영혼 자체도 아름다워서 한없이 신비롭다.

살아있음이 얼마나 향기로운 일인지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 깨닫는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숨을 몰아쉬고 있는 사람이 그토록 가지고 싶어 하는 생명은 아름답다. 살아있음의 당연한 행복이 그리움으로 눈가에 번진다. 더 살고 싶다는 말에 담긴 삶에 대한 그리움.‘더’라는 말에 찰랑찰랑 넘치는 아쉬움. 살아있을 때 누리지 못했지만 삶은 그리운 존재였다. 그리고 빛나는 순간이었다.

나는 어릴 적에 어머니께서 아파서 누우면 가슴이 철렁하곤 했다. 어머니가 없는 세상은 감당할 수 없는 세상 같았다. 머리에 띠를 두르고 앓아누웠던 어머니께서 일어나시면 차오르던 기쁨, 자금도 생생하다. 내가 살아있음이 누군가에게 희열이 된다는 것은 살아있음의 축복이란 생각을 하곤 했다.

마찬가지로 건강할 때의 당연한 행복은 아파보면 안다. 건강이 당연했지만 아픈 순간 건강은 희망이 된다. 아픈 것은 어쩌면 몸의 수양을 위해 찾아오는 시련이다. 마음의 수양뿐만이 아니라 몸의 수양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 병이다. 병은 두려운 존재만은 아니다.

애초에 특별하게 태어난 사람은 적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특성을 가지고 태어났다. 자신의 가장 특별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비슷하지만 나름의 색깔이 있고 생각이 있다. 사람은 비슷하지만 결국은 다르다.

 

고진도사가 산 속을 걷고 있는데 제자 감이 다급하게 물었다.

“인생은 국은 같은 것 아닙니까?”

“비슷하지만 많이 다르다.”

“예?”

“같은 산에서 같은 물과 바람만으로 풀이 자라지만 어떤 것은 독초가 되고 어떤 것은 약초가 된다.”

 

물론 독초와 약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확연히 선악이 구별되지만 다른 동물에게는 약초가 독초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누군가에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처럼 벅찬 기쁨이 있을까.

 

인생에서 기회는 예기치 않은 곳에서 온다. 사업에 실패하거나 넘어졌을 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다. 불가에서는 수련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훈련을 한다. 자신이 수련하고 있는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내가 겪어온 고난과 역경은 나를 키워주었고 탄탄하게 하게 하는 요소였음을 발견하게 된다. 당시에는 어려웠지만 지나고 나면 고난이 도리어 힘이 된다.

지금 힘든 것은 다음에도 힘들다. 지금 해결하고 가지 않으면 그것이 다음에 내 인생의 행로를 막아 설 때가 있다. 힘이 부칠 때 정면으로 막아선다. 대부분 앞으로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전에 해결하지 않고 미루어두었던 일이다. 그렇다고 일을 처리할 때 어려운 일부터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쉬운 것부터 해결해 놓고 피하고 싶은 일에 매달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처음부터 어려운 일에 부딪히면 절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일을 처리할 때 나쁜 방법은 고난으로부터 회피다.

학교 다닐 때 영어가 어렵다고 접어두면 그 영어가 평생을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취업을 할 때, 시험을 볼 때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내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어설프게 해결하려하면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따라다니며 길을 막는다.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이 인생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넘어졌을 때 멀리 보고 크게 보라. 길을 가다 넘어졌을 때 엎어진 그대로 쉬어가라. 엎어진 그대로 눈을 뜨면 바로 코앞에 당신을 위로하려 꽃이 피어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키 작은 보랏빛 제비꽃이 예쁘게 웃고 있을 지도 모른다. 민들레꽃은 봄부터 가을까지 핀다. 한 편에서 피고 한 편에서는 지고 있다. 인생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다. 인생의 긴 꽃밭에는 피는 꽃과 지는 꽃이 같은 시간에 이루어지고 있듯 실패와 성공이 교차하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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