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성당, 평화와 화해를 위한 순례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구 중산동에 위치한 천주교 중산성당에서는 DMZ 평화의 길 행사를 위해 주일미사를 야외에서 하기로 결정하였다.

14일 일요일 오전 하느님과 하나가 되기로 믿음으로 약속한 중산교우 700여 명이 대절버스를 타고 파주 임진각으로 향하였다.

▲ 임진각에 전시된 열차

임진각은 매년 설날과 추석 때 그리고 북에 두고 온 가족이 보고 싶을 때 고향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이곳에서 이북에 계신 가족들에게 배례하는 장소로 실향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 망향의 한을 달래기 위한 소망리본

임진각에서 문화해설사의 설명과 안전교육을 받고 임진각내 민통선 평화누리길 8코스 생태탐방로 9.1km를 걸었다. 안보상의 이유로 사진 촬영은 제한되었다.

임진각 관광지를 출발 민통선 지역으로 들어가서 초평도, 화석정을 지나 율곡습지 공원으로 나가는 코스다. 바로 여기가 민간인 출입통제 구역이다. 좀 더 들어가면 비무장지대이고 그리고 북한이 육안으로 보인다.

하늘은 맑았고 걸으면서 깊어가는 가을계절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날씨였다.

수 십 년 만에 개방된 사람 하나 없는 한적한 민통선 철책 길을 중산교우들은 평화롭게 걸었다.

즐거운 대화 속에 임진강 나루터에 도착했다. 임진왜란 당시 선조 임금이 쉽게 피난하라고 이율곡선생이 정자에 기름칠 했다는 야사가 있는 나루터였다. 하지만 옛 모습은 다 사라지고 없다. 그 모습을 상상할 뿐이다.

▲ 임진강 나루터 설명중 (사진 촬영 허가된 지역)

그렇게 아기자기하게 걷다 율곡습지공원으로 나왔다.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사람도 있고 차도 다니고 사람 사는 세상이다. 율곡습지공원으로 나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봉사자들이 가지고온 정성, 나눠주는 정성 그 정성이 가득한 도시락점심은 일품이었다. 햇살이 따스한 식사 후 휴식은 꿀맛이었다.

잠시 후 남덕희 베드로 주임신부님 미사가 진행되었다. 신부님 강론은 “분단은 우리 민족의 아픔입니다. 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은 화해와 일치를 이루어 평화를 이루는 길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화해하고 평화를 이루어야 하는 그 궁극적인 이유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근거합니다. 화해와 평화의 길만이 주님께서 이끄시는 생명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며 “올해 본당의 날을 맞아 전 신자와 함께 하는 DMZ 평화의 길 행사를 마련하였습니다. 남과 북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많은 신자분 들이 함께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기를 청합니다”라고 했다.

▲ 중산 성당 교우들 단체사진

미사 후 돌아오는 길에 제네바 협약과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가 조성한 북한군, 중국군 묘지에 들려 구상 시인의 ‘적군 묘지 앞에서’ 시 낭송을 통해 그들의 영혼도 위로해주었다.

▲ 북한군 중국군 묘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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