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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받는 사람보다 선물을 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신광철 작가l승인2018.11.07l수정2018.11.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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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받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남에게서 선물을 받는 것보다 남에게 선물을 하는 사람에게서 더 큰 행복을 보았다. 권력을 가진 사람보다 권력을 가지지 않고 산에서 홀로 사는 사람의 행복을 보았다. 취재 차 내설악에 자리 잡고 있는 인제의 한 곳에서 사람을 만났다. 언론사 특파원 출신인 박동순 씨를 만났다.

깊은 산골에 통나무집을 짓고 혼자 살고 있는 사람이다. 파격적인 집이다. 암자라고 하기엔 평지요, 산장이라고 하기엔 통나무집의 형태가 처음 보는 형태였다. 격식이 파격이니 주인도 파격이다. 집주인은 일본 특파원을 지낸 사람으로 활달하고 틀이 커 선인 같은 분이었다. 설악의 중심에 자리 잡은 듯 산세가 높고 커서 깊은 산에 든 것 같았다. 한계령에서 발원한 강물이 넓은 폭으로 자리 잡고 있어 선경에 든 듯하기도 하다. 여름인데도 비가 별로 내리지 않아 물길은 작게 열어 흐르고 있지만 강폭이 넓다. 강바닥에 어우러진 바위와 모래 그리고 물이 시원하고 여름 햇살에 반짝거린다. 사람이 커 풍경도 큰 것을 들여놓았나 싶다.

집이라고 하기엔 담도 없고 기초도 없는 집이이다. 어찌된 영문인가 했더니 철제로 공중에 띄어놓고 그 위에 집을 얹었다. 애초에 집터는 돌밭이었다 한다. 다시 말하면 파격과 적응의 집이다. 기초를 다듬지 않고 철제로 바위가 울퉁불퉁한 곳을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두면서 그 위에 집을 지었다. 바위가 들어찬 곳에 집을 지었으니 평지가 조금도 없다.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마루모양으로 철도받침목을 이어 붙여 평지를 만들어 이용하고 있었다.

유럽의 산악지대에 있는 산장과 미국 로키산맥에 있던 산장을 기본 모형으로 잡아놓고 지었다고 했다. 그것을 현실로 옮긴 것이 특별한 형태의 집이 되었다. 더구나 일본에서 특파원활동을 하던 때에 보았던 것이 있었다고 한다. 집을 지을 때 난방면적은 가능한 적게, 활동면적은 넓게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박동순 씨의 집이 선인풍이라는 것은 여러 곳에서 보인다. 돌밭에 지은 마음이 예사롭지 않고, 설비는 단순하되 외부로 개방형으로 지은 것도 그렇다. 무엇보다 숲 속에 지은 집이 아니라 집을 숲 속으로 만들었다는 면에서 압도적인 파격을 보이는 집이다. 돌밭, 더 적당히 말하면 바위밭이라 나무가 자라지 않아 그 위에 집을 지은 후에 나무를 가져다가 바위틈에 심었다. 느티나무를 3그루 심었고 남한산성에서 자생하는 단풍나무를 가져다 심었다. 은행나무도 있다. 이들이 자라서 집을 덮고 있다.

박동순 씨는 행동이나 생활양식이 외국에서 생활을 많이 해 실질적이면서도 화통하지만 결국은 한국인이 가진 도인道人 같은 선풍이 드는 사람이었다. 내 눈에는 60이 조금 넘어 보이는 나이로 보았는데 77세라고 한다. 마음에 창문을 내고 자연과 소통하고 살면 나이도 무색할 정도로 스쳐지나가나 보다. 박동순 씨는 성공한 사람이었다. 돈이나 명예를 얻어 성공한 것이 아니라 인생이 성공한 사람이었다. 진정 인생을 축하하고 싶다. 산봉우리에 구름이 걸린 걸 바라보다보면 2시간을 훌쩍 지나간다고 한다. 산봉우리를 2시간 바라볼 수 있는 마음, 대단한 내공이다. 행복은 남이 만들어주지 않는다. 외부로부터 받은 것으로 행복한 사람은 다시 가난해질 수 있으나 내부로부터 만든 행복은 사라지지 않는다.

 

“스승님, 스승님. 행복에도 이유가 있습니까?”

덜렁대는 제자 감이 고진도사에게 밑도 끝도 없이 물었다.

“행복해지기 위한 요건이야 있지. 돈, 명예, 권력, 휴식, 웃음 같은 것들이 있지만 진정 행복의 이유는 한 가지 뿐이다.”

“행복해지는 방법이 있단 말씀이세요?”

제자 감의 눈이 동그래졌다.

“있지.”

“뭔데요?”

“너무 쉬워서 아무나 할 수가 없는 것이란다.”

“그렇다면 저는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렇다면 이야기 하마. 행복해지는 방법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란다.”

“…”

 

가진 자의 얼굴이 찡그려져 있다면 행복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서이다.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면 행복한 이유는 마음 안에 행복을 받아들일 창고를 마련한 사람이다. 행복한 방법은 너무나 단순해서 말하기조차 민망하다. 행복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 안에 있다. 행복의 이유는 단언하건데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마음 그 자체이다. 행복의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돈, 명예, 권력,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거나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있는 상황 같은 것들이 행복하게 하는 요건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모두를 가지고 있어도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 곧 행복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자에게 찾아오는 비밀스런 역설의 경계에 있다. 

신광철 작가  onul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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