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선비순례길을 걷다

신광철 작가l승인2018.11.20l수정2018.11.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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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고 한다. 어떤 자신감에서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했을까. 흔히 전라도를 문화예술의 고향이라고 해서 예향이라 하고, 경상도를 사상과 철학의 고향이라고 한다. 경상권의 사상과 철학에 대한 우월의 상징 인물이 퇴계 이황이다. 도산서원으로 대표된다.

안동에 들어선 안동댐이 완공되면서 안동은 새로운 면모를 갖게 된다. 안동에 거대한 물이 들어선다. 안동과 물은 자연스럽게 같은 등위로 만나 새로운 신세계를 개막한다. 안동이 가진 정신적 사유체계인 유학과 물이 천연덕스럽게 하나로 완성된다.

안동댐이 완성되면서 수몰된 마을을 복원시킨 마을이 군자마을이다. 조선시대부터 600년을 세거해 온 광산 김씨의 집성촌을 해체해서 복원한 마을이다. 군자는 유교에서 완성된 인물로 인仁을 통해 사유와 성찰을 통해 각성의 단계에 오른 인물로 유학 마을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군자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탁청정은 1541년에 완공되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자로 꼽히는 건축물이다.

▲ 안동 군자마을. 안동댐 건설로 수몰될 예정인 마을의 한옥을 해체 복원한 마을이다.

선비순례 길은 군자마을에서 출발해서 보광사를 거쳐, 선성현문화단지를 지나, 물 위로 길을 낸 부교浮橋로 걷는다. 물 위의 길은 물 위에 띄운 나무다리길이다. 멀고 가까움을 신비하게 만드는 것은 안개다. 안개가 만들어내는 원근의 신기루를 즐길 수 있다.

걷는 내내 안동댐을 끼고 돈다. 오르고 내리는 등락과, 곧고 굽은 직선길과 우회길을 따라 걸으며 인생의 구비를 만난다. 삶을 닮아 서늘하면서도 따뜻하다.

▲ 안동댐에 거설된 부교. 나무다리길이 운치있다.

안동 선비순례길을 걸으며 늦은 가을과 함께 한다. 가을에 봄을 떠올려 쓸쓸함을 달랜다. 안동 선비순례길은 낙천과 긍정의 길이다. 걸어 감사하다. 살아 있어 감사하다.

신광철 작가  onul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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