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강화중성에서 방어시설인 목책 치(雉)와 외황(外隍) 확인

▲ <조사지역 전경> 사진=문화재청

강화에서 유물과 유적이 자주 발굴 되는 가운데도 강화 중성 주변에 전원주택 단지가 계속 조성되고 있다.

강화 옥림리 주택신축부지에 대한 발굴조사 중 옥림리 옥창돈대 부근에서 목책 치와 외항이 발견됐다.

고려 시대 8.1km에 달하는 흙을 다져 조성한 ‘강화중성’ 성벽에서 돌출시켜 쌓은 방어시설 치(雉)와 성벽 밖에 둘러 판 물 없는 도랑 외황(外隍)이 발견됨에 따라 강화도에 있는 고려 도성 전반의 보전, 정비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

고려 조정은 1232년(고종 19년) 몽골 침략에 맞서 수도를 강화도로 천도하였다. 이후 강화는 1270년(원종 11년)까지 39년간 개경을 대신하여 고려의 도성 역할을 하였다. 대몽항쟁 당시 강화도성은 내성을 비롯하여 외성, 중성 등이 차례로 축조되어 모두 세 겹의 성벽이 겹겹이 둘러싼 요새를 구축했었다.

조사 결과, 강화중성 토성벽에서 밖으로 돌출된 능선부에서 고려 시대 강화중성과 함께 만들어진 방어시설로 목책 구덩이, 외황, 초소 등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이밖에도 신라토기 폐기장이 확인되어 신라 시대부터 이곳에 군사목적의 방어시설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목책 구덩이는 모두 9기가 확인되었다. 능선을 따라 1열을 이룬 목책 구덩이는 성벽 외부로 돌출된 능선에 치를 만들었던 흔적으로 추정된다. 목책 구덩이는 목책에 사용되었던 나무 기둥을 뽑아내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기둥자리를 파내고 파낸 흙으로 다시 메운 상태다. 이것은 몽골과의 강화협정 후 몽골 사신의 감시아래 허물었던 성벽의 흔적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발굴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외황은 목책 치를 두 겹으로 둘러싸고 있는데, 암반층을 L자와 U자로 파내고 바깥쪽을 돌과 흙으로 성벽처럼 다져 올려 도랑을 만들었다.

이제까지 강화중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흙을 다져 쌓은 토성으로 확인된 적은 있었지만, 성벽 외부에서 치나 외황과 같은 별도의 방어시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굴기관은 이번 조사를 통하여 고려 강화중성의 성벽 구조와 형태를 규명했으며, 앞으로 고려 도성의 보존‧정비를 위한 새로운 자료를 축적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 <조사지역 전경> 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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