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는 지금의 경상남도 함안을 중심으로 한 나라였다. 남쪽으로 바다와 접해 있어 좋은 항구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일찍부터 금관가야와 함께 일본과의 교통이 많았다.

금관가야가 신라에게 532년에 멸망한 뒤에는 아라가야가 일본과의 교섭에서 중심이 되었던 듯하다.

아라가야 왕궁터에서 대규모 토성과 목책 시설이 확인된 경남 함안에서 아라가야 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가마터와 토기 폐기장이 나왔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아라가야 토기 생산 거점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 산139-3번지 일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 <발굴현장 전경(토기가마터와 폐기장 노출 모습)>

이번에 확인된 가마터 길이는 약 11m, 최대 너비 2.5m, 잔존 깊이 1.1m 정도라고 밝혔다.

가마터 유적 존재가 알려진 지 14년 만에 발굴조사를 시행한 연구소는 토기를 두는 소성부(燒成部)와 연기가 빠져나가는 연도부(煙道部) 사이에 낮은 계단이 있는 등요를 발견했다. 기존에 확인된 다른 가마들이 계단이 없는 무계단식 등요였던 것과는 조금 다른 형태였다. 등요(登窯)는 경사면에 터널형으로 축조된 가마를 말한다.

이는 기존 조사에서 확인되었던 가마가 모두 7m 이하인데 비해 월등히 큰 규모다. 따라서 법수면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 각 가마의 크기에 따른 토기의 생산방식, 기종구성 등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좋은 연구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마와 폐기장 내부에서는 다양한 토기가 발견되었다. 갈대를 사선으로 엮은 모양인 삿자리무늬 짧은목항아리가 대부분이었으며, 화로형 그릇받침, 통형 굽다리접시, 큰 항아리 등 주변 가마터에서 확인된 유물보다 좀 더 다양한 기종의 유물도 소량으로 출토되었다.

▲ <출토된 토기 - 화로형 그릇받침>

그동안 함안지역의 아라가야에 대한 발굴조사는 고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점에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의 토기생산지 발굴조사는 아라가야의 조사연구 영역을 새롭게 넓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번 발굴조사는 아라가야의 토기 생산체계와 유통구조를 입체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기초조사로서, 앞으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아라가야의 토기문화를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한 심화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HKBC환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