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누굴 위해 열매 맺어본 적 있느냐

세상을 이해하는데

이만한 일이 또 있으랴

 

하늘에서 내린 비를

땅에다 가두면 괭이 들고 나가

근면히 씨를 뿌리고

내 땀과 정성스런 시간을 주면

햇살 꼭꼭 쌓아

물을 담뿍 담아

바람 슬쩍 잡아

열매 맺는 것이 아름답지 않으냐

 

내 몸의 등뼈도 한 해만큼 삭겠지만

산만큼은 소모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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