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누굴 위해 열매 맺어본 적 있느냐
세상을 이해하는데
이만한 일이 또 있으랴
하늘에서 내린 비를
땅에다 가두면 괭이 들고 나가
근면히 씨를 뿌리고
내 땀과 정성스런 시간을 주면
햇살 꼭꼭 쌓아
물을 담뿍 담아
바람 슬쩍 잡아
열매 맺는 것이 아름답지 않으냐
내 몸의 등뼈도 한 해만큼 삭겠지만
산만큼은 소모되는 것이리라
hkbc 문화부 작가
yung2656@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