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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위대함은 부족한 것을 자각할 줄 아는데 있다 신광철 작가l승인2018.12.19l수정2018.12.1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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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위대함은 부족한 것을 자각할 줄 아는데 있다

 

인간은 균형 있게 서 있기 위해 30개의 근육을 사용한다. 서 있기 위해 가장 필요한 넓적다리의 대퇴골은 콘크리트만큼 단단하다. 인간이 직립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한가를 알 수 있다. 인간에게 특징지어진 것 중 하나가 직립이다. 직립은 독립을 의미하지만 독립은 버거운 투쟁이다. 사람이 신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외로워졌다. 신에게 의지했을 때는 모든 것을 신에게 기대게 되어 편했다. 잘 된 것도 잘못된 것도 신의 뜻이었다. 하지만 독립하면서 세상은 달라졌다.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었고 나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으로 변했다. 기댈 곳이 없어졌다. 기댈 언덕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종교가 만들어졌다.

사람은 삶이 두려워서 사회를 만들었고 죽음이 두려워서 종교를 만들었다. 영국의 사회학자 스펜서의 발언이다. 나는 감히 선언한다. 인간이 신에게 기도하게 하지 말고 인간이 인간을 위하여 기도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인간을 찬양하라.

인간의 사랑에 대하여 기도하고 인간의 의지에 대하여 찬양하여야 한다. 무너지고 주저앉고 때로는 좌절하여 죽음을 선택하기도 하는 나약한 인간을 위한 배려와 사랑이 필요하다. 신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아니라 인간의 자발적인 사랑이 필요하다. 완전한 신에게 찬양을 하고, 완전한 신에게 기도할 시간에 부족한 인간을 위하여 기도하고 부족한 인간을 위하여 배려하라고 주장한다.

완전한 신이 창조한 인간은 완전하지 못하다. 완전한 신이 창조한 세상도 완전하지 못하다. 결국 이 세상에는 완전함이 존재한 적이 없다. 제도와 관습 그리고 새로운 사상에 의하여 인간 스스로 어렵게 세상을 꾸려가고 있다. 인간의 위대함은 부족한 것을 자각할 줄 아는데 있다. 인간의 노력 없이 이루어진 일은 없다. 씨를 뿌리고 보살펴서 거두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잡초에서 현재의 곡식을 찾아내기까지 인간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곡식을 개량해서 인간이 정착해서 조금이나마 안정을 찾을 수 있기까지 인간은 땀 흘려야 했다. 늘 있어왔던 태양과 늘 있어왔던 자연현상을 극복하며 현재의 삶을 만들었다. 신의 보살핌이 아니라 인간의 자구적인 노력에 의하여 생을 일구어왔다.

거대한 자연과 감당할 수 없는 자연현상에 인간은 벅차고 힘들어서 마음 한 구석의 부족함을 신이 채워줄 것을 구하지만 그것은 영원히 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땀과 인간의 눈물이 아니고서는 무엇도 얻지 못하고, 인간 스스로 서지 않고서는 이 땅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인간이 만든 사회는 흔들리면서 제 길을 찾아가고 있다. 완전을 향하여 움직이고 있지만 그 길은 멀고도 험하다. 도달할 수 없는 목표지만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그나마 한 발씩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은 위대한 일이다. 인간의 철학과 끝없이 생각하는 인간의 성찰이 아름답다. 인간의 위대함은 지칠 줄 모르고 정의와 사랑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교가 없는 사람의 마음에도 사랑이 움트고, 종교를 가진 사람의 마음에도 사랑은 싹튼다. 인간의 노력이 더 없이 아름답고 숭고하다.

교회에 가서 십일조를 올릴 때에 가난한 이웃을 위하여 먼저 십일조를 나누어야 하고, 절에 가서 시주를 올릴 때에 끼니 걱정을 하는 이웃을 위하여 먼저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 신에게 바치는 선물을 든 손보다 가난한 이웃을 위하여 내미는 손이 더 아름답다. 지금 고난에 떨고 있는 가난한 이웃을 위하여 손을 잡아주는 손이 한결 아름답다.

 

“스승님께서 기도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고진도사가 기도하는 것을 보지 못한 제자 감이 물었다.

“그렇다.”

“기도가 필요 없는 것입니까?”

“아니다. 기도는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기도를 하지 않으십니까?”

“신을 위한 기도보다 인간을 위한 적선이 중요하다. 신은 신의 길을 가고, 인간은 인간의 길을 가는 것이 바른 길이다.”

 

인간은 독립을 배우면서 고독해졌다. 기댈 언덕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신의 품에 안겨 아늑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지만 이제는 혼자서 일어설 수 있는 독립을 배워야 한다. 인간의 직립이 이루어진 후에 인생이란 무거운 하중을 함께 짊어져야 했다. 독립은 버겁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고난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인간이 이룩한 직립은 척추의 직립으로 가능했다. 하지만 척추를 살펴보면 휘어져 있다. 직선보다 곡선을 선택한 진화의 의미가 숨겨져 있다.

 

신광철 작가  onul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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