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지은 새집 같았다

 

비가 내리면 비를 맞으며

바람이 불면 바람에 젖어서

나뭇가지에 새새끼를 낳아 기르는 새처럼

가도가도 길은 만만치 않았다

남자에게 울음을 참는 일이 쉽지 않듯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산다는 일이 큰 울음 같지만

그래도, 시린 바람을 맞으며

새가 날아오르고

차가운 비를 맞으며

꽃대를 세우는 걸 보면,

 

눈물이 넘친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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