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고추밭 긴 이랑의 잡초를 뽑으며
등이 휘는 허리로 먼 산 바라보면
어느 만큼은 견딜만해져서
빈터에 꽃씨를 뿌리고 꽃모종을 해
꽃구경하는 재미에 시름을 덜어 보지만
먼 데 사는 자식이 눈에 밟혀서
다 큰 자식 끼니 거를까 걱정이 되어서
꽃이 핀 걸 못보고 넘길 때도 있다
사는 것이 짐인 줄은 알지만
자식만큼 무거운 짐이 없다
hkbc 문화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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