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고추밭 긴 이랑의 잡초를 뽑으며

등이 휘는 허리로 먼 산 바라보면

어느 만큼은 견딜만해져서

빈터에 꽃씨를 뿌리고 꽃모종을 해

꽃구경하는 재미에 시름을 덜어 보지만

먼 데 사는 자식이 눈에 밟혀서

다 큰 자식 끼니 거를까 걱정이 되어서

꽃이 핀 걸 못보고 넘길 때도 있다

 

사는 것이 짐인 줄은 알지만

자식만큼 무거운 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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