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층기단석의 사리봉송 장면- 국립중앙박물관 사진 제공>

지광국사탑은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에 세워졌던 국사(國師) 해린(海麟, 984~1070)의 사리가 보관된 승탑이다. 빼어난 장식성과 화려한 조각으로 고려의 아름다움(美)과 사상(想)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이지만 지금까지도 많은 부분이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의 승탑이기도 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에 대한 보존처리 과정을 기록한 보고서와 역사적 의의를 사진과 함께 실은 도록을 발간했다.

지광국사탑은 국권침탈 직후 일본인에 의해 국외로 반출되었다가 반환되었으며, 한국전쟁 당시 포탄의 피해를 보았고, 십여 차례의 해체와 이건(移建) 과정에서 본래의 모습을 일부 상실한 상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6년부터 지광국사탑의 보존처리를 위해 탑을 해체하고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보존‧복원 과정에서 석재의 산지를 추정하고 과거 복원에서 뒤바뀐 옥개석 도상의 위치를 바로 잡는 등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 <옥개석의 아미타불- 국립중앙박물관 사진 제공>

보고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보존‧복원Ⅱ」는 2017년 사업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보존처리, 조사연구, 학술연구 성과 등을 수록하였다. 1957년 수리에 사용된 시멘트에 의한 손상 원인과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석하였고, 시멘트 제거 이후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도록 「고려(高麗) 미(美)·상(想), ‘지광국사탑’을 보다」는 장엄한 조각과 문양을 통해 밝혀낸 지광국사탑에 담긴 종교적 의미와 상징 등을 수록하였다. 일제강점기 고적 조사 이후, 제대로 촬영되지 못했던 탑의 세부와 해체된 부재들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촬영한 사진도 실렸다.

또한, 지난해 6월, 지광국사탑과 법상종을 주제로 개최되었던 학술심포지엄의 결과물인 논고 6편과 지광국사탑비(국보 제59호)의 탁본, 판독‧역주(譯註, 번역과 주석)도 함께 수록하였다.

특히, 도록에는 한글이 적힌 지광국사탑의 묵서를 처음으로 소개하고 있다. 탑 복원을 위해 현재 남아있는 몇 장의 유리건판(필름 이전에 사용된 사진 저장물)을 참고하던 중 발견한 이 한글 묵서에는 1911년 이전에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긔묘, 여긔서)이 남아 있다. 이 자료는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까지 한글의 용례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 <유리건판 속 지광국사탑의 묵서 - 국립중앙박물관 사진 제공>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와 도록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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