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


장보고는 자신의 이음으로 공물을 바친 것을 보면 신라조정과는 무관하게 독자적인 활동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는 아직 장보고를 독자적인 세력을 가진 독립국 형태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장보고는 신라조정과 일정거리를 두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장보고를 국가로 인정하게 되면 신라와는 관계는 더욱 소원하게 된다. 사무역이 드물었던 시대인 장보고가 일본 입장에서는 그리 반가운 존재만은 아니었을 엇이다. 그러한 사정은 가지고 온 상품의 거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속내를 알 수 있다. 필요하지만 국가적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는 없었다.

당시 사무역은 국가에서 통제하고 있었고 규모가 작았다. 국가 간의 공무역이 정상적인 상거래였다. 삼국 모두 나라의 모든 산물과 토지는 국가의 것이었다. 국가는 곧 왕을 상징했다. 나라 전체가 왕의 소유였고, 신하와 백성은 그것을 빌려 경작한다는 심정적인 거래가 있었던 시대였다. 개인의 재산이 부분적으로 인정되기는 했지만 왕의 나라에 사는 백성들로 인식되었다. 나라 안의 것들 모두 왕과 연결되지 않은 것은 없었다.

아직도 개인의 인권과 토지가 인정되지 않았던 시대에 장보고는 상업적인 거래의 물꼬를 텄다. 그리고 국가 간의 상업적인 거래도 열어갔다. 삼국은 무역로가 열렸고, 산물은 오갔다. 보다 서로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주는 장보고의 선박과 선원들은 바빠졌다. 청해진은 활력을 얻어가고 있었다. 보다 넓은 바다로 나아갔고, 보다 먼 바다로 항해할 수 있었다. 청해진은 삼국의 무역을 독점한 세력이 되었다. 신라와 당과는 무관하게 독자적인 계획 아래 황해를 장악하고는 영역을 넓혀갔다. 속일본후기에 그러한 근거를 말해 주는 내용이 있다.

어려계 등이 귀화하여 와서 “우리들은 장보고가 다스리던 섬의 백성입니다.”라고 하였다.

청해진에 거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신라사람이 아니라 <장보고가 다스리던 섬의 백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신을 보내고, 공물을 보내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도 장보고가 다스리던 섬의 백성이라는 것 모두가 청해진은 독자적인 길을 갔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적인 면모의 일면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반도에 최초로 무역을 기반으로 한 도시국가가 탄생하였다고 할 수 있다.

정복국가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에 무역으로 국가 간의 담을 허물고 자유왕래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세계최초의 무역국가의 탄생이었던 셈이다. 지금으로 보면 다국적기업과 국가의 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무역만을 근간으로 한 국가는 탄생하지 않았다. 청해진은 한 도시국가 전체가 생산기지화 되고, 국제화 된 통역관을 양성하고, 선박을 제조 수리하는 거대한 무역기지였다. 장보고는 지구촌 경영을 한 최초의 한국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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