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어디로 가야하나 망설이며 사거리에 서 있을 때 누가 나의 등을 감쌌다

누군가 돌아보았더니 보행신호 무시하고 길을 건너던 가로수 그림자였다

살아서, 서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가로수였다

 

“나는 살아있는 것만을 보여 주는 것으로도 기쁨으로 산다”며

너의 살아있음이 누군가에게 기쁨이 된다면

살아도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등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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