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여행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여행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은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여행이다. 여행은 자신에게로 제대로 돌아오는 길을 안내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더라도 마음을 지나오지 않으면 여행은 완성되지 않는다. 인생을 다 겪은 후에 자신을 만나면 한 단계 높아진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여행의 목적지는 히말라야나 오지 또는 유럽의 어느 곳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기 위하여 짐을 꾸리고 있는 바로 지금의 장소다. 여행은 풍경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풍경 속에 감춰진 의미를 구경하러 가는 것이다. 새로운 풍경을 구경하는 것보다 새로운 눈을 가지기 위하여 떠나는 것이 여행이다. 그래서 여행의 목적지는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제법 여행을 하며 살았다. 남미의 브라질, 파라과이, 볼리비아, 페루 같은 나라를 여행 했고, 동양의 중국, 인도, 네팔, 그리고 동남아의 나라들을 여행 했다. 또한 유럽의 일부 지역을 여행했다. 그리고 국내 여행은 타고난 끼가 있어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많은 지역을 돌아다녔다. 더구나 한옥마을과 한국문화유산을 취재를 했다. 글을 쓰기 위한 여행이었다.

이번에는 사람의 인체로 여행을 떠난다. 우리가 육체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인체에 숨겨진 비밀을 잊어버리고 산다. 인체에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한다는 가르침이 숨겨져 있다. 인체는 인생의 의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눈가의 눈물샘이나 척추의 직립 그리고 관절이 안으로 굽어있는 이유 등을 알면 사람의 의미를 더욱 밝은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몸은 위대한 철학을 담고 있는 깨달음의 보고이다.

모든 동물은 자기보호본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살아남기 위한 기본적인 방어수단이기도 하고, 자신을 보호할 존재로서 1순위는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 자신이다. 자기보호본능의 핵심은 이기심이라고 한다. 이기심이 위대한 인간의 핵심적인 본능이라니, 인정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기심이 생존의 전략이라면 또한 이기심은 자신을 끌어안고 살라는 위대한 주문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 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나를 미워하게 방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사랑하게 만들고, 나를 명예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배려와 온정의 출발은 식물성의 이기심, 즉 따뜻한 이기심을 찾아내는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기 전에 많은 비밀을 몸에 문신처럼 가지고 있다.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인생은 무엇이라고 보여주고 있다. 내 몸에 감춰진 비밀을 찾아내어 생의 가르침을 찾아보고 싶었다. 대륙을 삼킬 만큼 거대한 소용돌이로 거친 바람과 폭우를 쏟아 붓게 하는 태풍의 한 가운데를 태풍의 눈이라고 한다. 정작 태풍의 눈에서는 잔잔한 바람과 오히려 맑은 날씨를 보여준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을 만들어가는 유일한 날인 오늘, 오늘은 언뜻 보면 밋밋해 보인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날이 이어지고, 어제와 다르지 않게 같은 일을 반복한다. 어제와 오늘이 별다르지 않고, 오늘이 내일과 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인생은 결국 오늘이 시간이란 강물에 쌓인 퇴적층이다. 오늘에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생장점이 있다. 오늘 노력하지 않으면서 꿈만 꾸면 몽상가가 된다. 오늘을 사는 지혜를 배워야 지금까지 살아온 오늘처럼 살지 않을 수 있다. 평범한 오늘이 인생을 만든다는 것은 분명한 진리다.

세상을 사는 지혜를 내가 지금 가진 육체에서 찾는다. 육체의 경이로움과 육체가 말하고 싶은 가르침을 배우게 된다. 육체로의 여행은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길을 안내해 줄 것이다.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길은 세상의 어느 길보다도 찬란한 길이다. 오늘은 귀 하나 열어 하늘에 건다, 하늘의 말을 듣고 싶다. 그리하여 하늘웃음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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