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


장보고는 무역에 눈뜬 사람이었다. 이들과의 소통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소통이 되지 않고 노략질을 하는 자들은 처단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군사와 상인으로 조직된 청해진이었다. 군사적인 역할과 상인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선원들도 있었다. 청해진은 군사와 민간으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집단이었다. 군민합동단체였다.

항해 중 해적이 나나나는 위난이 닥쳤을 때 대처할 수 있는 군사적인 역할을 누구나 수행할 수 있어야 했다. 장보고 선단은 전문적 고도의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항해술과 선박수리 그리고 위난 시 군사적인 역할까지 수행하는 종합적인 업무 수행을 담당했으리란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해적이 들끓는 바다를 당나라와 신라에서도 해결하지 못했다. 국가에서도 여러 번 해적을 소탕하려 했지만 이루지 못한 일을 이루어낸 것으로 보아 고차원적인 전문가들이었을 것이란 추측은 힘을 받는다.

장보고는 큰 일을 성사시키면 작은 일은 자연스레 따라 온다는 원리를 받아들였다. 해적소탕을 위해 청해진을 가동시키기보다 국제무역을 활성화시켜 해적의 출현을 막는 한 단계 앞서가는 전략을 구사했다.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것도 부차적으로 해결되는 전략을 선택했다. 장보고가 무역에 역점을 두고 활동의 폭을 넓혀갈 수록 해적의 입지는 줄어들게 되었다. 배의 출항이 잦을수록 바다는 장악되었다. 장보고가 활동한 이후의 황해에서 벌어지던 해적들이 양민을 잡아다 파는 일이 사라졌다. 두목의 번천문집에서는 다름과 같이 적혀있다.

해상에서 신라사람을 파는 자가 없었다.

바다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신라는 오랜 숙원이었던 해적의 소탕으로 평화를 맞았다. 평화와 함께 번영도 찾아왔다. 삼국의 중심지는 청해진이었다. 청해진의 번영은 신라의 번영과 맞물려 있었다. 신라의 경주에는 문물이 넘치고 사치도 생겼다. 장보고는 다 큰 바다로 나아갔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실어 날랐다. 배의 출항횟수만큼 물량과 정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세상이 원하는 것을 누구보다 먼저 알게 되었다. 세상이 변하는 것을 누구보다 먼저 알았다. 장보고의 영향력은 점점 커져갔다. 삼국의 바다는 장보고를 향하여 열려 있었다. 때로는 정치적인 이유로 거부할 때에도 배가 싣고 간 물건들은 거래를 허용했다. 그만큼 장보고는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장보고의 꿈은 컸다. 세계를 무대로 했다. 그리고 멀리 내다보았다. 짧게 보지 않았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일을 추진했다. 점점 바다는 열렸다. 더 크게, 더 확실하게 열렸다. 꿈이 실현되어 갈수록 바다는 장보고의 편이었다. 신라인들의 뛰어난 바다 장악력과 모험심은 삼국의 바다를 청해진의 품으로 끌어들이게 했다.

- 연재 소설입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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