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


장보고의 무역품

바다를 통한 길이 열렸다. 장보고는 뛰어난 신라인들과 바다를 정복해갔다. 신라인들이 만든 배는 황해를 날렵하게 저어갔다. 갯벌에 잘 적응된 배였고, 거친 파도에 쉽게 침몰하지 않는 배였다. 황해에 가장 잘 적응된 배에 탄 사람들은 바다의 사나이들이었다. 신라인들은 바다에 강했고, 선박의 건조와 수리에 능했다. 뿐만 아니라 나라와 나라 사이에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것은 언어였는데 이를 통역해주는 사람들이 신라인이었다. 신라인은 황해를 기반으로 한 세계무역의 주역들이었다.

신라인들은 배를 몰고 상품을 실어 날랐다. 삼국의 상품들은 청해진으로 모였고, 청해진에서 출발했다. 신라와 당나라 그리고 일본의 상품들이 주였지만 멀리 아라비아와 동남아의 물품들이 들어왔다. 세계의 상품들이 청해진으로 실려 왔고, 실려 나갔다. 동아시아의 중심이 되었다. 물류기지였고, 상품을 실어 나르는 항구였다. 무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의 중심역할을 수행했다. 장보고의 배가 오가는 곳에는 평화와 찾아왔다. 평화의 바닷길이 열린 길로 원하는 상품들을 실어 날랐다.

상품의 종류와 양은 늘어갔다. 관영무역의 실태를 확인해보는 방법 밖에 없다. 관영무역 중에서 신라가 당으로 수출한 상품으로는 인삼, 우황, 복령 등의 약재와 말, 과하마, 개, 바다표범, 금, 은, 동과 공예품이었다. 각종 직류가 많았다. 여기에서 특별한 것은 말과 과하마, 그리고 개와 바다표범 같은 것이 신라에서 당나라로 수출되었다는 것이다. 과하마는 과일나무 밑을 지날 정도로 작은 말이란 뜻으로 고구려군의 주력 말이라고 한다. 키가 작지만 지구력이 강하고 산악에 적응을 잘 하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바다표범이 수출을 할 정도로 많이 잡혔다는 것이 지금의 입장으로서는 의아하다. 지금은 백령도 근처에 소수의 바다표범이 서식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뿐이다. 당에서 신라로 수출한 물품으로는 명주실, 의복, 생활 공예품, 차와 각종 유불선 경전 들이었다.

관영무역에 해당하는 조공인 이들 무역품들은 일반적으로 물량이 제한되어 있었다. 부정기적으로 이루어져 정치적인 교류의 왕래가 있을 때에 부수적인 거래행위였다. 물자를 원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국가에서 통제해 거래가 원만하지가 못했다.

시대는 변하고 있었다. 역사의 흐름은 강자의 체제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강자가 무너지거나 약화됐을 때 새로운 형태의 세상이 열린다. 당과 신라가 중앙집권적인 힘의 정치가 와해되어가고 있었다. 반면 비방세력들이 일어서고 있었다. 이들 지방 세력들은 재원이 필요했다. 중앙조정과 지방 세력들은 경쟁관계에 접어들었다. 언제 어떤 상황에 터질지 모르는 긴장이 흐르고 있었다.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시대였다. 전쟁을 수행하려면 물자와 경제적인 재원이 필요했다 이들은 상업에 뛰어들었다. 가장 쉽고도 많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공무역이 무너지고 사무역이 그 빈자리를 잠식해가고 있었다. 중앙조정과 지방세력의 묵인 하에 사무역이 활성화되고 있었다. 당조가 765년에 드디어 이러한 사무역을 관장하는 관청을 설치한다. 현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관청이었다. 설치한 압신라북해양번사押新羅北海兩藩使는 바로 이러한 사무역을 관장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서 사使는 평로절도사에 속해있는 신라, 발해와의 항해무역을 관장하는 기구였다. 당 조정에서 행정기구를 설치하였다는 것은 금지에서 거래를 인정하는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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