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입이 하나인 이유

18. 입이 하나인 이유

태국 방콕에 내려 도시 한 복판을 긍정이와 웃음이가 활보하고 있었다. 태국은 다른 나라에 점령당한 적이 없는 자존심 강한 나라였다.
"얼굴에 있는 것들은 다 쌍으로 이루어졌는데 왜 입만 하나일까?"
밑도 끝도 없이 긍정이가 웃음이에게 물었다.
눈 콧구멍 귀까지 둘 씩인데 정말로 입은 하나였다. 긍정이와 웃음이는 어울리지 않게 심각한 표정이었다.
"그럼, 둘이 되어야 하는 이유부터 생각해 보자."
긍정이가 먼저 제의했다.
"귀는 많이 들을수록 좋고, 귀가 둘 있어야 소리나는 방향을 알 수 있지."
"눈도 많이 볼수록 좋고, 눈이 둘 있어야 거리를 잴 수 있거든."
"콧구멍은 교대로 숨쉬는 걸 담당한다고 했어."
"그렇다면 입은 왜 하나일까?"
긍정이와 웃음이가 다시 생각에 잠겼다.

웃음이가 먼저 말했다.
"입이 하나인데도 말이 많다고 하잖아. 그런데 입이 둘 있다고 생각해 봐. 서로 다른 말을 할 것 같은데."
"아하, 그렇구나. 또 있다!  두 입으로 먹으면 어떻게 되겠어. 이상하잖아."
"울 할머니가 말씀 하셨어. 우리가 먹는 음식은 안타깝게도 살아있는 생명체랬어. 다른 생명의 살생으로 사는 거라서 삶이 보다 더 가치있고 의미있어야 한다고 하셨어."
"그렇네!"
긍정이의 말에 웃음이가 새삼 놀란 표정으로 인정했다.
긍정이가 혼잣말처럼 말했다.
"살생을 적게 하라는 계시 아닐까?"
<긍정이와웃음이,신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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