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다름은 담을 허물고 틀림은 담을 쌓는 거야

19. 다름은 담을 허물고 틀림은 담을 쌓는 거야

이슬람사원과 교회가 함께 하는 터키는 공존의 나라였다. 동양과 서양의 다리 같았다. 긍정이와 웃음이가 활기차게 걷고 있었다. 종교토론이 한창인 곳에 다다랐다. 둘은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서로의 주장이 팽팽했다.

싸울 것 같은 긴장이 돌았다. 그러자 중재자를 자처한 노인이 일어섰다. 다른 의견으로 목소리가 커지는 사람에게 차분하면서도 아주 느리게 말했다.
"한 쪽이 맞으면 한 쪽이 틀려야 합니다. 내가 맞다는 걸 우기면 상대방은 이유 없이 틀려아 합니다. 그건 토론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내가 틀렸다는 말입니까?"
자신의 주장을 말하던 또 다른 사람이 강하게 반발했다.
"토론에서 틀린 것은 없습니다. 다른 생각이 있을 뿐입니다. 틀림은 스스로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가두는 것이고, 다름은 자신의 지식과 지혜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틀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스스로 담을 쌓아 갇히는 것이고,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담을 헐어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모두 중재를 맡은 사람의 말에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그러자 노인 중재자가 말을 다시 이었다.

"토론은 자신의 몫만큼만 옳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몫으로 상대를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는 만큼이 옳은 것입니다. 토론에서 자신의 주장은 하나의 의견일 뿐입니다."
잠시 뜸을 들였다 말을 이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은 내가 틀리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서는 계기이며,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결정은 내가 틀린 결정이 아니라 지식과 지혜의 지평을 넓혀가는 위대한 확장입니다. 진정으로 위대한 일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웃음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 모두 승자가 되는 토론이 되기를 바랍니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말이었다.

긍정이와 웃음이는 물론 토론장에 모인 사람들이 공감했다. 격렬했던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그래서 시인은 '모든 경계에 꽃이 핀다'고 했나 봐!"
웃음이의 말에 긍정이가 환하게 웃었다.
<긍정이와웃음이,신광철>

▲ 환경방송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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