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


청해진은 복합도시국가였다.

전문가 집단을 만들다.

 

청해진은 우선 과제였던 해적을 퇴치시키고 나서 무역에 총력을 기울였다. 당시 동아시아에서 권력은 무력에어 나왔다. 왕의 권한은 무력의 기반 위에서 나왔다. 왕권은 신성시되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존재였다. 왕과 백성은 동렬이 아니었다. 근접할 수 없는 다른 사람이었다. 왕을 지키는 힘은 백성의 지지가 아닌 지존의 영역을 군사력에 있었다.

군사력의 일부를 양도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었다. 거기에다 독립적인 지역의 관할권을 일부 인정받은 장보고는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자신감 있고 강한 추진력은 맘껏 발휘되었다.

‘황후장상의 씨가 다르더냐?’고 외쳤던 훗날 이 땅의 만적이란 노비가 있었듯이 장보고가 활약하던 때는 ‘씨’에 의해 삶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왕의 자식은 왕이 되었고, 노비의 자식은 노비가 되었다. 벼슬을 한 집안은 대를 이어 벼슬을 이어가는 사회구조였다. 태어난 것에 의해 삶의 질이나 살아갈 길이 보였다. 벼슬을 한 집안의 자제는 벼슬을 가질 수 있었다. 사회체제는 강자가 강자를 만들어내는 구조였다. 약자는 낮은 자리에서 힘든 일을 하며 강자의 뒷바라지를 하며 살아야 했다. 장보고는 해도 출신이란 비아냥거림을 받아야 했다. 장보고는 하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였다.

장보고는 청해진을 설진하면서 그의 집단을 전문가집단으로 만들었다. 첫째는 기술자 집단이었다. 둘째는 상업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이었다.

기술자 집단은 거친 바람과 바다가 운행되는 원리를 아는 사람들이었다. 황야와도 같은 남의 나라에서 거주하던 나라의 언어를 익힌 사람들이었다. 직접 바다를 헤쳐 나가는 항해술을 가진 선원들이었다. 바다의 결과 바람의 결을 이해하고 배를 만드는 선박기술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었다.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자연의 흐름을 몸으로 체득한 사람들이었다.

- 연재 소설입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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