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운명아. 너는 내 손 안에 있다

26. 운명아. 너는 내 손 안에 있다
 
긍정이와 웃음이가 부처님오신날이라 해인사를 찾았다. 해인사는 참 고운 절이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있는 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법보사찰이라 한다.

스님 한 분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어느 산에 스님 한 분이 살았습니다.
들리는 바로는 아직까지 한명도
그의 말문을 막히게 한 사람이 없다고 했습니다.
어느 날 똑똑한 아이가 손에 작은 새 한 마리를 쥐고 스님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스님 이 새가 죽은 건가요?
아니면 살아있는 건가요?'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이 스님이 살았다고 하면 목졸라 죽여버리고, 죽었다고 하면 날려보내야지. 내가 드디어 이 스님을 이기는 구나. 소년은 마음이 흡족했습니다.
스님이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얘야. 그 새의 생사는 네 손에 달렸지. 내 입에 달린 것이 아니란다.'
꼬마는 새를 날려보내며 말했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이토록 지혜로우신가요?'
그러자 스님이 대답했습니다.
'예전에는 정말 멍청한 아이였단다.
그러나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생각하다 보니 지혜가 생기기 시작하더구나.
너는 나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될 것 같구나.'

그러나 아이는 슬픈 기색을 보이며 말했습니다.
'어제 어머니께서 점을 보셨는데
제 운명은 엉망이라고 했습니다.'
스님은 잠깐동안 침묵하더니 아이의 손을 당겨 잡았습니다.
'얘야, 네 손금을 좀 보여주렴. 이것은 감정선, 이것은 운명선, 이것은 생명선이다. 자, 이제는 주먹을 꼭 쥐어보렴.'
아이는 주먹을 꼭 쥐고 스님을 바라 보았습니다.
'얘야. 네 감정선, 운명선, 생명선이 어디 있느냐?'
'바로 제 손 안에 있지요.'

'그렇지, 바로 네 운명은 네 손 안에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입에 달린 것이 아니란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네 운명을 포기하지 말거라'
이 이야기는 이곳에 머물던 성철스님의 이야기입니다."
라며 이야기를 마쳤다.
긍정이와 웃음이의 귀에는 이야기의 향기가 남아 있었다. 좋은 이야기에서는 좋은 향기가 났다.
 
<긍정이와웃음이,신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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