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경쟁은 남하고 하는 게 아니야

29. 경쟁은 남하고 하는 게 아니야

"파란 하늘에 웃음 하나 걸어 보았는가?"
일본의 교토를 여행하다 승려를 만나 함께 걷는 중에 승려가 긍정이와 웃음이에게 던진 말이었다. 긍정이와 웃음이는 답을 하지 못했다.
조금은 어색한 분위기로 걷고 있다가 긍정이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며 말했다.
"스님들도 득도에 대해 경쟁을 하나요?"
"하지. 하지만 경쟁은 남하고 하는 게 아니야. 자기 자신하고 하는 거지."
뜻밖이었다. 경쟁은 남과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왜지요?"
"인생은 나만의 길을 내 방법 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지."
긍정이와 웃음이는 아하, 그렇구나 싶었다. 웃음이가 다시 물었다.
"세상은 온통 경쟁인 걸요."
긍정이가 여행을 오기 전 한국생활에 대해 떠올렸다.
"하지만 남과 경쟁을 하면 적을 만들지. 그리고 평정심을 잃게 되네. 하지만 자신과 경쟁을 하면 수련일 수 있지. 또한 남과의 경쟁으로 얻은 성취에는 과정의 즐거움이 덜하지."
승려의 목소리는 낭랑했고 바람결에 녹아들었다.

"자신과의 경쟁에는 적이 정말로 없네요."
긍정이가 새삼 큰 걸 깨달았다는 듯이 말하자 승려는 빙그시 웃으며 말했다.
"남과의 경쟁에서는 경쟁하는 긴 과정 동안 '함께'가 아니라 '혼자'만 사는 길을 택했으니 마음이 척박하지. 무엇보다 어떤 경쟁이든 준비하는 과정이 결정되는 순간 보다 기니 과정의 낭비는 인생에서 큰 행복을 낭비한 것이지. 그래서 경쟁은 어제의 나와의 경쟁이 더 의미있는 것이야."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하늘에 웃음을 걸어 놓으란 말씀을요."
고건축이 아름다운 교토의 하늘은 쾌청했다.
<긍정이와웃음이,신광철>

저작권자 © HKBC환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