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자랑하는 재미로 사는 거야

31. 자랑하는 재미로 사는 거야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를 찾았다. 오지는 서늘한 깊이를 보여준다. 긍정이와 웃음이는 물어물어 찾아갔다. 뜻하지 않게 깊은 산 속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노인을 만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사는 건 자랑하는 재미로 사는 거야."

"왜지요?"
"얼굴에 화장을 하고, 옷을 챙겨 입는 것도 자랑하고 싶어 하는 거야. 권력과 돈을 벌려 힘쓰는 것도 자랑할 수 있기 때문이지. 무엇보다 내가 성장하는 것이 자랑스럽잖아."
"혼자 사는 사람은 어떻게 하지요?"
"ㅎㅎㅎㅎ. 자랑에는 세 가지가 있지. 첫째는 자신에게 자신을 자랑하는 거지. 둘째는 남에게 자랑하는 거고, 셋째는 남에게 내 자랑을 하게 하는 거지."
"어떤 자랑이 좋은 가요?" 
"자신에게 하는 자랑이 으뜸이고. 남에게 자랑하는 것을 자랑잘이라고 해서 욕먹는 거지. 그리고 자랑은 내가 남에게 하는 게 아니라 남이 인정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해주어야 진정한 자랑이지."
"자랑하려는 마음이 나쁜 것만은 아니네요?"
"그렇지. 하지만 타고난 것, 다시 말해 거저 얻은 것으로 자랑하는 것은 어리석은 거지."
"예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타고난 잘 생긴 얼굴이나 타고난 좋은 머리 그리고 유산으로 받은 재산은 자랑에서 제외되어야 하는 거야. 자랑은 살게 하는 힘이고 필요하지만 단서가 있어. 내가 이룩한 것이어야 하는 거지."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는 산과 나무와 풀 그리고 하늘로 이루어진 원시의 모습이었다.
"이곳에 사는 것들은 저 혼자의 기쁨으로 사는 것들만 있지. 꽃도 혼자 피어서 스스로에게 아름다움과 향기를 전하고, 사람은 제 즐거움으로 살아가는 사람만 살지."
"외롭지 않으세요?"
"외로움이 재산인 것을 나이들어 알았다네. 쓸쓸함 없이 어떻게 삶을 배우겠는가."

<긍정이와웃음이,신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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