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합 접착단백질 기반 의료용 수중접착제 결합기작: 홍합접착단백질과 히알루론산을 섞어서 코아세르베이트를 형성함으로써 수분이 많은 장기 내부에서도 와해되지 않는 고농도의 액상형태를 취하게 된다.

해양수산부는 해양생물을 모티브로 한 ‘의료용 단백질 수중접착제’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수중 접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장이나 방광 등 내부 장기 수술 후에는 수술용 실로 봉합을 했다. 그러나 실만으로는 완전한 봉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변이나 소화액 등의 누수로 인한 감염과 재발의 위험이 항상 존재해왔다.

이러한 수술용 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의료용 접착제 연구가 시도되어 왔으나, 수중 환경에서 접착력 저하, 접착제의 화학적 성질로 인한 염증반응 문제 등으로 수술용 실을 대체하지는 못했다.

이번에 개발한 의료용 수중접착제는 젖은 모래알을 붙여 집을 짓는 갯지렁이에게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인체에 무해하고 접착력이 우수한 기존의 홍합 접착단백질을 수중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의료용 수술접착제는 사용이 간편하기 때문에 수술시간이 짧고 빠른 회복이 가능해 수술로 인한 환자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 또, 시술자의 숙련도에 따른 차이를 줄여 일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쥐 방광의 누공을 통해 붉은 빛의 물이 새고 있지만, 수중접착제를 처리한 후에는 더 이상 물이 새지 않고 방광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의료용 수중접착제의 접착력과 지속력을 시험하기 위해 쥐의 방광 조직에 구멍(누공)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 방광의 수축·팽창 및 다량의 수분에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접합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성과는 바이오소재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 IF8.5)에 온라인 게재되었다.

의료용 접착제가 활용될 수 있는 세계 의료봉합 및 접합시장은 연간 140억 달러(한화 약 15조원) 규모이며, 이번에 개발한 홍합 기반 수중접착제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세계시장을 주도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단은 향후 살아있는 토끼의 방광 실험 등을 통해 의료용 수중접착제의 접착력과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의료용 수중접착제는 다른 내장 장기의 접합에도 활용될 수 있고, 주사를 통해 체내 투입이 용이하기 때문에 인체에 고통을 주지 않는 비침습적 복강경 혹은 로봇수술, 약물전달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진 해양수산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은 “해양은 산업신소재 발굴에 있어 자원 보유량과 다양성이 풍부하고, 해양자원의 제품화 성공률은 육상의 2배 이상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라며, “해양수산부는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해양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지난 7월 홍합 접착단백질에서 유래한 ‘수술용 순간접착제’ 개발을 발표한 바 있다. 홍합유래 순간접착제는 염증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흉터도 최소화시키는 등 향후 수술용 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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