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만든 스트레스 저항성 상추

국내 연구진이 DNA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식물세포에 도입해 벼, 담배, 상추 등 농작물의 유전자를 맞춤 교정하는데 성공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하 융기원) 기능성식물소재융합연구센터 최성화 교수 연구팀이 IBS(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 김진수 단장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DNA 사용 없이 농작물 유전자를 교정하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모식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식물 유전자를 맞춤 교정하는 도구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기존에는 이를 DNA 형태로 식물세포에 도입했기 때문에 그 DNA 조각이 식물 유전자에 삽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유전자 교정 식물은 GMO대상으로 간주됐다.

GMO(유전자변형농산물,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안전성과 환경 유해성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된다. 이로 인해 다국적 종자회사들이 종자개발을 독과점하고 있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DNA가 아닌 단백질과 작은 가이드 RNA 형태로 식물세포에 도입해 유전자를 맞춤 교정하는데 최초로 성공했다.

▲ 식물 유전체 교정 과정 모식도

연구팀은 기내에서 미리 조립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완전체를 식물 원형질체에 전달해 담배, 애기장대, 벼, 상추의 유전자를 교정했다. 또한, 교정된 상추 세포로부터 재분화를 진행해 유전자가 맞춤 교정된 개체를 46% 높은 효율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방법으로 만든 식물체는 외부 유전자가 삽입되어 있지 않고 자연적 변이와 구별할 수 없는 작은 변이만 가지고 있어 GMO 없이도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 IBS 김진수 단장

또한, DNA 사용하지 않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법은 농작물 육종 기술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 육종법은 방사능 또는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식물 종자에 무작위적인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후 우연히 만들어진 우수 종자를 골라내는 방식인 반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유전자를 정해 놓고 변이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법을 잘 활용하면 21세기 종자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10월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 서울대 최성화 교수

한편, 연구진은 “2013년 1월, 본 연구진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활용하여 인간배양세포에서 최초로 유전자 교정에 성공한 이후, 이 기술을 농작물에 적용하면 또 다른 막대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외부 DNA 도입 없이 식물 유전체를 교정하는 기술은 유전자 교정 식물과 관련된 규제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이 농작물 육종 기술의 생산성을 높이는 등 첨단농업과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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