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민을 울리는 불공정 채권추심 근절을 위해 팔을 걷었다.

시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한 추심행위, 채무자의 사전 동의 없는 제3자 고지행위 등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불공정추심행위를 바로 잡기 위해 ‘대부업 채권추심 가이드라인’을 마련·배포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에 등록된 대부업체 수는 3,077개(‘15.6월기준)로 많은 시민들이 대부업체를 이용하고 있으나,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은 대부업체를 제외한 제1․2금융권의 채권추심회사들에게만 적용돼 서울시가 ‘대부업 채권추심 가이드라인’을 자체적으로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표한 ‘대부업 채권추심 가이드라인’은 채권추심 시 준수해야할 사항과 불공정 추심행위에 대한 기준을 구체화해 내용을 구성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소멸시효 완성채권에 대한 추심행위 제한을 포함해 반복적인 독촉으로 채무자의 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하지 않도록 추심 방문횟수를 주2회 이내, 채무 독촉횟수를 하루 3회 이내로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외에도 과도한 추심행위로부터 채무자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대부업자에게 ‘추심절차 및 불법추심 대응요령’ 등을 사전 안내할 것을 의무화하였다. 또한 이 대응요령 속에는 채무자 대리인제도 등 무료법률 지원(서울시 금융복지상담센터와 사회복지공익법센터(☎1644-0120))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안내되어있다.

금융회사의 대출채권은 대출자가 원리금을 마지막으로 상환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는데,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결손처리 후 소각 처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금융회사는 대부업체에 동 채권을 싼값에 매각하여 처리해 왔다.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사들인 대부업자는 법원의 지급명령, 가압류 등의 조치를 통해 소멸시효를 다시 부활시켜서 갚지 않아도 되는 채무에 대해 원금의 수배에 이르는 이자까지 더하여 과도한 채권추심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부업자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임에도 불구하고 “1만원만 입금하면 원금의 50%를 감면해주겠다’는 식으로 채무자를 회유하여, 일단 입금하게 되면 시효가 자동적으로 부활하게 되어 채무자는 갚지 않아도 될 채권 추심에 시달리는 사례도 있었다.

시는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오래된 채무에 대하여 변제요구를 받은 경우에는 대부업자 등에게 대출약정서, 원리금 상환내역 등 관련자료를 요청해 소멸시효의 완성 여부를 먼저 확인해 봐야한다”고 전했다.

특히, “법원으로부터 지급명령을 받은 경우 소멸시효가 완성된 사실이 확인되면 반드시 2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해야 하며, 소액이라도 변제하게 되면 다시 시효가 부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의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시 ‘대부업 채권추심 가이드라인’의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민생침해 신고시스템 ‘눈물그만’(economy. seoul.go.kr/tearstop)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채무이행을 거절하였음에도 채권추심을 계속할 경우 서울시 민생침해 신고시스템 ‘눈물 그만’이나 금융복지상담센터(☎1644 –0120), 그리고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1332)로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편, 비영리단체인 주빌리은행((사)희망살림)에서는 원금의 3~5%에 매입한 장기연체 부실채권을 해당 채무자의 형편에 맞게 변제하도록하여 재기를 돕는 ‘롤링주빌리*(빚탕감 프로젝트)’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주빌리은행과 협력하여 불공정 채권추심으로 고통받는 저소득층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해 사회적 관심과 시민 참여를 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 ‘주빌리’는 특정 기념주기를 일컫는 말로 일정 기간마다 죄나 부채를 탕감해주는 기독교적 전통에서 유래, 2012년 11월 미국의 시민단체가 빚 탕감 운동인 ‘롤링 주빌리(Rolling Jubilee)’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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