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4‧18 선언’이 있었던 안암동 현장부터 호주제와 동성동본 혼인금지제도 폐지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국가정법률상담소’, 6‧25전쟁 당시 교량폭파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당한 ‘한강 인도교 폭파 현장’까지.

서울시가 서울의 근현대 흐름 속에서 벌어졌던 인권탄압과 이에 맞서 저항했던 인권수호의 생생한 역사를 품고 있는 38곳에 ‘서울시 인권현장 표지석’을 설치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38개 인권현장을 비롯해 서울 곳곳의 인권현장을 시민들이 직접 탐방하고 인권의 가치를 되새겨볼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곁들인 7개 도보 탐방코스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시는 조성작업에 착수해 ’17년부터 해설사와 함께하는 ‘인권현장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8개 표지석은 현장의 특성에 따라 ★시민저항(23개소) ★국가폭력(8개소) ★제도 내 폭력(7개소) 3개 테마로 분류, 원형(시민저항), 삼각형(국가폭력), 사각형(제도 내 폭력)으로 디자인을 달리했다.

원형, 삼각형, 사각형은 서울시 인권 로고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 도형이자 사물을 이루는 기본 도형으로, 보편성과 다양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인권’과 일맥상통하며, 특히 국가폭력에 대해 적용한 삼각형 디자인은 저항의 의미를 담아 표지석을 ‘역삼각형’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각 표지석은 황동 플레이트 위에 서울시 인권 로고, 현장 명칭과 현장을 소개하는 한 두 줄의 짧은 문구를 국문과 영문으로 표기했고 시민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인권현장 인근 공공보도 위에 보도블럭(가로x세로 35cm) 모듈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표지석을 설치한 인권현장 선정은 우선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던 1894년부터 2000년 사이 인권사의 역사적 현장을 시민, 전문가, 종교계 등에서 110여 곳 추천받는 것으로 시작했으며, 이후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표지석 설치 대상지를 최종 결정했고, 이 과정에서 지난 9월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거쳤다고 말했다.

최종적으로 43곳을 선정했으나, 이 중 공사를 하고 있거나 위치고증을 진행 중인 5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38개 지역에 우선 설치를 마무리하게 됐다.

특히 인권의 개념이 장애인‧여성‧아동 등 그 범위가 확장돼감에 따라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꼭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는 장소가 다수 포함됐고, 1999년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이동 권리를 외쳤던 혜화역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7개의 인권현장 도보 탐방 코스는 ①민주화(4월길, 6월길) ②노동(구로길, 전태일길) ③사회연대(여성길, 시민길) ④남산(자유길) 4개 테마로 분류되며, 각 코스마다 1시간~2시간 정도 소요되는 길이로,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역사적 현장을 직접 밟아보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는 탐방 코스개발을 위해 인권현장에 깃든 이야기를 발굴, 활용하는 ‘스토리텔링 콘텐츠 구축작업’을 실시했으며, 이야기 자료 110여 개를 찾아냈고 이들을 엮어 도보탐방 코스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시는 탐방코스를 안내할 해설사 교육 등 기본 준비 작업을 마치고 ’17년부터 도보탐방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며, 코스별 정보와 테마별 스토리를 소개하는 탐방코스 리플릿도 제작‧배포해 시민들의 이해를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는 서울시청 신관 왼편 보도에 ‘인권도시 서울’을 형상화 한 ‘인권서울기억지도’ 조형물을 지난 9일 설치했으며 인권현장 표지석이 설치됐거나 설치 예정인 각 장소의 표지석을 본 따 서울의 지도 모양으로 배치한 형태라고 말했다.

표지석과 인권서울기억지도 설치, 탐방 코스 개발은 서울시가 ’15년부터 2단계로 나누어 추진 중인「인권현장 표석화 사업」두 번째 단계(인권 서울 기억)이며,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인권의 가치를 기억할 수 있도록 근현대사 속 인권사적 가치가 높은 서울 곳곳을 보존‧발굴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첫 단계로 ’15.12.10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시청 앞 녹지대에 인권조형물과 남산 옛 안기부 자리에 인권현장 안내표지판 9개를 설치했다.

시는 향후 시민들의 반응과 전문가 의견을 검토하고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표지석 설치를 점진적으로 추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권현장 표지석 설치와 도보탐방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인권담당관으로 문의하면 된다고 했다.

또한, “38개 인권현장 표지석이 설치됐고 ’17년부터는 인권현장 도보탐방 프로그램이 운영됨으로써 시민들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서울 곳곳의 인권현장에 얽힌 사연과 역사를 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인권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계기를 확대하고 생활 속에서 시민 인권이 존중받는 ‘인권도시 서울’을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효관 서울혁신기획관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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