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역을 찾아서…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

지난 해 12월 국토교통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에서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시범사업지로 전국 68곳을 선정했다. 올해 3월에는 젊은 인재들이 모이는 혁신거점을 전국 250곳에 조성하는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이 발표됐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로드맵.(출처=국토교통부 보도자료)
도시재생 뉴딜사업 로드맵.(출처=국토교통부 보도자료)

 

도시재생 뉴딜사업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68곳을 살펴봤다. 전남 목포는 300여 개에 이르는 근대 건축물을 활용해 근대역사 체험길을 조성하고 수익형 창업을 유도한다. 경남 하동군은 섬진강 인근 폐철도 공원과 송림공원을 연계한 광평 역사문화 간이역을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기로 했다.

광주광역시 양림동은 펭귄마을이 포함된 관광지와 근대역사문화의 보고를 연계해 ‘살고 싶은 양림’을 조성할 예정이다. 근대역사문화마을로 유명해진 이곳에는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버들숲 양림주민 문화발전소 등을 조성하고 골목경제 활성화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모두 지역별 특색을 살린 사업들이 선정된 점이 특징이다. 지역의 역사·문화자산을 활용해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문화재생으로 연계 가능한 사업이 다수 선택됐다. 

도시재생은 ‘같은 곳, 다른 느낌’이라 불리 정도로 마을을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도시재생은 ‘같은 곳, 다른 느낌’이라 불리며 마을을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양림동 펭귄마을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

 

도시재생뉴딜사업 대상지 중 한곳으로 선정된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을 찾아가 보았다. 광주에서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성과가 빨리 나타날 수 있는 준비된 지역 위주로 선정을 했다. 선정 지역을 우수사례로 발전시켜 도시재생뉴딜사업의 모델로 삼고 그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주말 양림동은 여전히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마을입구에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제작한 마을지도가 설치됐고, 마을 주민들이 꾸며놓은 폐품거리 사이에는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상점들도 하나둘 들어와 있었다.

마을입구에는 광주 학강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제작한 마을 지도가 걸려있다.
마을입구에는 광주 학강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제작한 마을 지도가 걸려있다.

 

펭귄마을 유일의 전빵, 동네 어르신들이 운영하고 있다.
펭귄마을 유일의 전빵, 동네 어르신들이 운영한다.

 

펭귄마을은 마을 이장과 나이든 주민들이 펭귄처럼 걷는다고 해서 붙여졌다. 사실 펭귄마을은 아무도 찾지 않는 외진 동네였다. 화재로 폐허가 된 집터에 쓰레기까지 쌓여 흉물스럽기까지 했다.

허름했던 골목길이 정크아트 전시장으로 탈바꿈 되었다.
허름했던 골목길이 정크아트 전시장으로 탈바꿈됐다.

 
주민들은 허물어진 집터를 텃밭으로 만들고,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폐품들을 모았다. 냄비, 음료 캔, 고무신, 장난감, 고장난 TV까지… 길이 196m에 달하는 담장은 예술작품으로 승화돼 그럴싸한 전시장이 되었다.

이를 재미있게 본 사람들이 한명씩 모여들더니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나오기 시작했다. 5년이 지난 지금, 허름했던 골목길이 정크아트 전시장으로 탈바꿈 됐다. 양림동에 둥지를 튼 예술가들도 하나둘씩 찾아와 손을 잡았다. 펭귄마을은 현재 ‘시간을 추억하는 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펭귄마을에는 아직도 개발 전 동네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펭귄마을에는 아직도 개발 전 동네 모습이 곳곳에 그대로 남아있다.

 

펭귄마을은 시시한 골목도 시가 있는 낭만길로 만들었다.
펭귄마을은 시시한 골목도 시가 있는 낭만길로 만들었다.

 

펭귄마을은 도심의 공동화로 덩그러니 남은 빈 주택과 골목길을 스토리텔링으로 개발한 성공 케이스이다. 주민이 주도한 마을 만들기의 대표 사례라고 보아도 좋다.

또한, 이곳은 양림동 역사문화마을과 연결되어 있다. 광주 양림동은 100여 년 전 광주 최초로 서양 근대문물을 받아들인 통로이자 희생과 나눔의 공동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광주역사의 시작점이다.

근대문화유산을 탐방할 수 있는 양림동이 도시재생 뉴딜지역으로 선정되니 주민들은 생활여건이 개선은 물론 관광객 증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펭귄마을은 365일 관광객들로 북적댄다.
펭귄마을은 365일 관광객들로 북적댄다.

 

펭귄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이모 씨는 “양림동이 좋아 10여 년 전 가족과 함께 이사를 왔다. 허름하고 낙후되었던 마을이 이렇게 변화되기까지는 터줏대감처럼 버티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공이 크다. 유명세를 치르니 너도나도 이곳에서 둥지를 틀려는 모습이 보여 안타깝다. 도시재생이나 특화마을 조성이 되더라도 소박하고 따뜻한 마을의 매력이 퇴색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물어진 주택이 알록달록 옷을 입고 컬러마을로 재탄생했다.
허물어진 주택이 알록달록 옷을 입고 컬러마을로 재탄생했다.

 

시가적힌 벽면은 읽으며 지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가적힌 벽면은 읽으서 지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도시재생은 ‘같은 곳, 다른 느낌’이라 불리 정도로 마을을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요즘은 ‘도시재생’이 새로운 여행테마의 스토리로 소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래된 주택들이 밀집한 지역을 정비하고 새롭게 꾸며주는 사업이 마을만이 가진 역사문화의 숨결을 녹아낸다면 더욱 돋보이게 재생될 것이다. ‘도시재생’은 주거 여건 및 복지문화서비스 개선, 중심상권 회복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쇠퇴한 도심 기능회복, 노후된 거점지역에 민간투자를 유인할 기반시설 등 여러 목적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펭귄마을에 붙은 소음자제 안내문
펭귄마을에 붙은 소음자제 안내문.

 

일부에선 도시재생사업이 공간 양극화 현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여주기 식이나 국비 지원에만 눈독을 들이는 사업이라는 쓴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북적대는 관광객과 살아나는 마을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도시재생이 우리 동네 살리기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아직 시행 초기라 서두르거나 선입견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진딧물도 잡아주고 가지도 쳐주며 잘 커가는 걸 지켜보자. 바람이 쓸고 간 자리에 탱글탱글 맺힌 열매들을 보면 ‘참 좋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테니 말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현숙 happy046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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