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자 웃음이의 얼굴이 더 환해졌다. 웃음으로 얼굴에 가득했다.

"열매는 네모난 게 없이 왜 모두 동그란 줄 아니?"

"그런가."

긍정이가 묻자 웃음이가 다시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해 보았다. 사과 배 살구 포도 머루 다래, 모두 정말 동그랗다.

"정말 그렇네."

"열매들은 사랑으로 만들어지거든. 사랑은 직선이 아니고, 곡선이거든. 그래서 동그란 거야. 그리고 열매는 가을이 오면 봄으로 떠나. 봄으로 가려면 춥고 어두운 겨울을 건너야 하는데, 모나지 않은 긍정으로 가라는 뜻이야."

"아하! 긍정아, 네 마음과 같은 거였구나."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중에 근원적이고 큰 것은 다 둥굴어. 지구와 별이 둥굴고, 원운동을 하거든. 궤도가 둥글지 않으면 한 자리에 머물 수도, 다시 만날 수도 없어."

"아하, 정말 그렇구나."

긍정이의 답에 웃음이가 환하게 웃었다. 하늘의 마음을 닮은 긍정이와 웃음이의 웃음이 가을하늘에 가득했다.

 

<긍정이와 웃음이5,신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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