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희 정승 초상화

한국 역사에서 처세의 달인으로  흔히 조선조의 황희를 꼽는다.

하루는 두 侍婢가 사소한 일로 다퉜다. 한 시비가 와서 하소연을 하자 " 네말이 옳구나"하고 또 다른 시비가 하소연하자 자네말도 옳구만 했다. 이에 옆에 있던 부인이 이말 저말이 다 옳다고 하면 어찌하오 하니 "부인 말도 옳소 " 라고 헀다.

고금을 막론하고 벼슬살이를 잘한 인물이나 명재상은 이런 부류에 속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윗사람에게는 역린을 걷드리지 않고 아랫사람에게는 마음을 상하지 않게하는 무사안일을 능사로 하는 인간들이다. 유비는 늘 인자하고 너그러운 사람으로 묘사되어있으나 사실은 다혈질형의 인간(삼국지와 자치통감)의 전형이다. 또 독우를 매질한 사람이 장비로 나와 있으나(삼국지연의) 사실 독우를 매질한 사람은 바로 유비이다.

이런 식으로 철저한 이미지 관리를 통해 자신을 좋은 인물로 각인시키는데 성공하였으며 이는 처세의 달인만이 할 수 있다.

작금의 대한민국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일명 재벌이라는 자들은 내부 직원들에게 갑질을 당연히 하면서 밖으로 노블리즈오블리즈를 부루짖으면서 우아를 떨구는 낯가죽이 성벽처럼 두껍고 속마음은 시꺼먹고, 정치인들 어떠한가! 돈이나 받아먹고 이권이나 챙기고 주위에 장막을 처놓고 있다. 이런 부류들은 낯가죽이 두꺼우며 형체는 보이지 않고 속마음이 시커먼데도 색채가 없다. 이들 항상 성현처럼 행동하고 보일려구한다. 이런 인물은 우리들 앞에 늘 있어왔다.

삼국지 나오는 유비와 조조는 심흑(心黒- 시커먼 마음))과 면후(面厚-두꺼운 낮짝)으로 대결하고 싸웠다. 결국은 심흑의 조조가 승리 하였다. 오월동주는 면후의 자세라면 와신상담은 심흑의 자세일 것이다.

보수를 기치로 내거는 부류는 면후이다. 과거 본인이 저지른 일을 낯짝 두껍게 외면하고 미래를 말하고 있으며 진보에 속하는 부류는 심흑이다. 그 속이 검어 그 내용을 외부에서 보기 힘들다. 현재 권력의 원소유자인 국민은 눈에 보이는 면후만을 심판하고 미워하고 있다. 쉽게 보면 시중에 떠도는 말로 진정한 사기꾼은 상대에게 사기를 쳤음에도 상대에게 경애받는다는 한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면후와 심흑을 유지 해야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 지금 일명 성공한자, 가진자들은 마음 깊이 반성하고 다시한번 자신을 돌이켜보고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 준 사회에 감사하고 노블리제를 실천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HKBC환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