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과 고용대란의 충돌 속에서 노동의 가치에 대하여 먼저 눈을 돌려야 한다>

▲ 회사 발전을 고민하는 정휘용회장 모습

청년실업률이 18년 만에 최고라고 한다. 아우성이다. 현 정부의 중요정책으로 해결점을 찾으려고 하지만 점점 늪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형국이다. 우선 현재의 청년일자리 창출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고용동향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다. 그동안 일자리 창출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음에도 나아지고 있지 않다. '고용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평균 30만 명대를 오르내리던 취업자 증가폭이 올 들어 10만 명대로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7만 명대로 곤두박질쳤다. 취업자 수는 2706만 명으로, 1년 전보다 7만 여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업자 수는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100만 명을 넘고 있고, 실업률은 4%대까지 떨어졌다. 1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심각한 건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는 점이다. 15세부터 29세까지 청년층의 실업자 수는 1년 만에 5만3천 명 늘었고, 청년실업률은 10% 대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다.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제조업 취업자 수도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다르다. 일손이 없어 힘들어 하고 있다. 물론 중소기업의 경우다. 경기도 파주시 검산동에 위치한 <바로와> 정휘용 회장을 만나보았다. 청년일자리가 없다는 말에 목소리를 높인다. 조금 힘들고 불편한 상황에 아예 접근하지 않는 청년들의 볼멘소리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이다. 정휘용 회장은 20대 남들이 선망하는 대기업 직장생활을 마다하며 큰 꿈을 갖고 유통업 밑바닥 생활부터 시작했다. 발언할 자격이 있었다.

“첫해 연봉이 3천만 원으로 직원을 더 채용하고자 해도 구할 사람이 없습니다.”

초봉 3천만 원이면 적은 급여가 아닌데 사람을 구할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하기 어려웠다. 청년들이 입사를 꺼리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회사 사정을 이야기 한다.

정 회장이 운영하는 바로와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하면 현장일을 6개월에서 8개월 정도 일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장을 알아야 관리직 일을 수행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젊은 청년들은 이 기간을 참아주지 못한다고 했다. 현장에서 일손이 딸려 생산에 차질이 가고, 배송을 위한 물류이동이 필요한 상항에서도 관리직은 육체적인 노동을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인의 노동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었음을 설명했다. 현자에서는 정신적인 노동을 직업으로 생각하고, 육체적인 노동은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문제였다. 여기서 정 회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이내 한국의 청년실업에 대한 상황을 걱정하는 방향으로 바꾸었다.

그래도 여운이 남아 정회장의 이야기는 이어졌다. 작은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본다. 단순 자재 이동은 몽골, 태국 등 외국인이 하고 있고 중소기업인 바로와에서는 관리자급을 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3D 업종이라 구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꿈과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정 회장은 말했다.

▲ 직접 자재 옮기는 정휘용회장 모습

바로와는 수십 억 자본을 들여 현재 파주시 검산동에 있는 회사다. 사업이 잘 되어 회사를 이전하고 직원 수십 명을 고용하고 한국 경제에 보탬이 되는 건실한 중소기업이다. 그럼에도 일할 젊은이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매출량을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인기가 있어 증산을 생각하고 있지만 사람이 없어 회사를 키우지 못한다는 말이었다. 직접 정 회장의 발언을 들어본다.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정직원 구하기 어려운데 있습니다. 관리자급을 구하려 하는데 사람이 없습니다. 왔다가 바로 나갑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일손이 딸려 매출을 늘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청년들의 도전 정신이 없는 것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사업을 하면 열에 여덟 곳은 망합니다. 그래도 모험을 해야 합니다. 나라를 키우고, 개인의 꿈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도전이 필요합니다.”

바로와의 정 회장은 처음에 시작했을 때 인건비를 아끼려 가족 회사로 출발했다. 부인과 아들까지 가세해서 사업을 시작해 몇 번의 실패를 거쳐 현재의 성공을 이루었다. 현재도 아들과 함께 사업을 하고 있었다.

중소기업의 사람 구하기 어려운 상황과 달리 한국의 청년실업 현상은 배치된다. 서로 다른 상황에 한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학자들은 현재의 이 같은 상황을 노동시장의 경직성에서 찾는다. 국가적으로는 한국의 경기 상황 악화와 함께 노동비용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청년층 같이 가장 취약한 계층을 중심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본다. 경기상황 개선 만큼이나 노동시장 경직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청년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중소기업 구인난 기사'에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해 본 많은 국민들은 그들의 겪었던 그곳의 실태를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내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은,

1. 과장 홍보와는 다르게 월급이 적은 편이고 그 마저도 들쭉날쭉하다.

2. 하루 평균 12시간의 고된 노동을 강행해야만 생계를 겨우 유지할 수 있다.

3. 주말 2일을 쉬게 되면 월급이 더 줄어든다.

4. 고용주나 업무 관리 간부의 노동자에 대한 기본 대우는 최악이다.

5. 노동자가 업무에 서툴거나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 그에 대한 폭언과 무시가 빈번하다.

6. 2~3명이 처리해야 할 업무량을 1명에게 떠맡기는 경우가 많다.

7. 일부 중소기업은 월급 지급이 지정된 날짜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8. 공장 시설의 경우는 인체에 해로운 유해물질을 다루어 향후 질병이 우려된다.

9. 기업의 미래냐, 자신의 미래냐의 고민에서 결국 퇴사하는 경우가 생긴다.

10. 집, 차, 결혼을 꿈꾼다면 중소기업은 정답이 되지 못한다고 경험자들이 말한다.

11. 저녁이 있는 인간적 삶을 기업에서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청년 실업률. 안 그래도 학자금 대출 상환 문제와 출산율 급락, 물가의 과잉 상승, 가게 부채의 급속 증가로 경제 성장이 발목을 잡히고 있는 것이 현재의 한국상황이다.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고급 인력 채용을 위해 다양한 혜택 제공을 약속하며 구인에 힘쓰고 있지만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고, 힘들게 채용해 놔도 적응이 될 듯하면 사직서를 내고 퇴사를 해버리는 경우가 많아 기업은 기업대로, 청년은 청년대로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고액 연봉과 쾌적한 근무 환경의 대기업들과는 다르게 중소기업은 적은 연봉과 열악한 근무 조건 등으로 청년들이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취업난과 고용난이라는 서로 반대 현상이 한 나라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근본원인에 대해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정휘용 회장의 말에 귀를 기울여볼 때가 되었다. 그리고 청년들의 발언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한구사회는 지금 노동에 대한 인식의 개혁이 필요하다. 혁명에 가까운 인식전환이 되진 않고는 사무직에 대한 열망과 현장의 육체노동의 괴리를 좁히기 어렵다. 땀은 신성하다고 하면서 노동현장에서의 땀은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멸시하는 상황이 문제다. 최저임금이나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영향도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노동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바로 잡는 것이 먼저다. 사상 최악의 고용쇼크라 불리는 청년실업.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구인이 끊어져 일손을 구할 수 없는 현상. 대기업과 공무원만 직장이고 육체노동도 감수해야 하는 중소기업에는 사람이 없어 힘들어하고 있다.

노동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위한 작업을 정부와 사회단체가 앞장서서 해나가야 한다. 육체적인 노동의 신성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정휘용 회장의 말에 귀가 쫑긋해진다.

“돈은 잃어도 사람만큼은 잃지 말자”

평생의 소신이다.

“평소 잘 나갈 때 사람들에게 베푼 인덕밖에 남은 게 없었다.”

중소기업을 이끌고 있는 정휘용 회장의 발언에서 인력난을 이중으로 앓고, 즉 구인난과 실업난이 공존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노동에 대한 인식과 사람에 대한 존중을 배워야 한다.

▲ 새로 이전한 (주)바로와 회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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