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커피는 막 발목을 담군 가을을 닮았다

낙엽 타는 냄새를 닮아 싸하고

빛깔은 흑갈색의 아문 상처를 닮았다

마시면 달콤한 추억이 살짝 넘친다

조금 남은 쌉싸롬한 뒷맛이

밀린 일이 남았다며 일어서란다

이만큼이나 살아내고서야 알게 된다

그래, 바로 커피맛 같은 것이었다

 

달면서 쓰고 그러면서 중독되는 맛

사는 것도 중독되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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