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산골아이들에겐 봄이 달다가 쓰다가

그러다가 꼴딱 해 넘어가면 파김치 된다

 

산에서 놀다가, 진달래 피는 산에서 놀다가

망연히 먼 곳 바라보는

바보의 눈길로 자꾸 멀어지는

햇빛 쨍쨍한 날에 계집아이가 오줌을 누면

놀던 것 집어던지고 아이들은 쪼르륵 머리를 나란히 하고

계집아이가 치마를 걷어올린 그곳을 바라보았다

이브의 그곳엔 진달래 꽃잎이 막 피어났다

턱 받치고 바라보다 쏴아,

진달래 꽃잎이 활짝 열리는 순간

까르르 까닭 모를 아이들의 웃음이 산비탈을 구르고

오줌을 누는 계집아이의 웃음도 덩달아 구르고

바보의 눈길로 자꾸 멀어지는 언덕엔

쨍쨍한 햇빛도 궁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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