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산골아이들에겐 봄이 달다가 쓰다가
그러다가 꼴딱 해 넘어가면 파김치 된다
산에서 놀다가, 진달래 피는 산에서 놀다가
망연히 먼 곳 바라보는
바보의 눈길로 자꾸 멀어지는
햇빛 쨍쨍한 날에 계집아이가 오줌을 누면
놀던 것 집어던지고 아이들은 쪼르륵 머리를 나란히 하고
계집아이가 치마를 걷어올린 그곳을 바라보았다
이브의 그곳엔 진달래 꽃잎이 막 피어났다
턱 받치고 바라보다 쏴아,
진달래 꽃잎이 활짝 열리는 순간
까르르 까닭 모를 아이들의 웃음이 산비탈을 구르고
오줌을 누는 계집아이의 웃음도 덩달아 구르고
바보의 눈길로 자꾸 멀어지는 언덕엔
쨍쨍한 햇빛도 궁굴렀다
hkbc 문화부 작가
yung2656@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