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

 

신라인들은 고향을 떠나있으면서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버리지 못하고 신라의 풍습을 그대로 지니고 살았던 듯하다.

 

경을 읽거나 예참禮懺을 할 때는 모두 신라풍속을 따르며, 황혼의 2시의 예참만은 당조의 풍속을 따른다. 모두 신라말을 쓴다.

 

엔닌의 일기에 적혀있는 신라사원에서 풍경을 적은 글이다. 이들은 신라를 떠나서도 신라인이었다. 삶의 뿌리는 당에 내리고 있으면서도 신라인의 풍속과 언어를 그대로 쓰며 살았다. 고향에 대한 의식은 버리지 못하고 끈을 연결하고 싶어 했다.

이러한 신라인들을 연결한 사람이 장보고였다. 최초의 한민족 공동체 구성을 이끌어내 황해상권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장보고였던 것이다. 고구려․백제의 유민들을 끌어안고, 신라에서 건너간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 거대하고도 단단한 연결망을 구성한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 자발적으로 이토록 민족적인 역량을 발휘해 한 영역을 지배하는 커다란 경험을 갖게 되었다. 이 경험은 앞으로 한민족 공동체를 구성하는데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디아스포라Diaspora란 말은 유태인으로서 본국에 살지 못하고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Diaspora란 말은 2 단어가 합해져 이루어진 합성어이다. Dia란 말과 Spora란 두 단어의 합성어이다. 디아Dia는 ‘흩어진’이란 뜻의 말이고 스포라Spora는 ‘ 씨앗’이란 말이다. 그래서 이들 두 단어가 합하여져 ‘흩어 뿌린 씨앗’이란 뜻을 지닌 어쩔 수 없이 고국을 떠나 외국 땅에 흩어져 살게 된 사람들을 일컫는다.

지금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한인 디아스포라Korean Diaspora는 700만으로 잡는다. 5,000만이 해외에 나가 있는 중국해외 동포들에 비하면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나가서 살고 있는 나라의 숫자로는 우리민족이 세계에서 단연 1위이다. 한국인들은 무려 175개 나라에 들어가 살고 있다. 한국인의 지취성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질이 한민족의 유전인자 속에는 숨어있음을 보게 된다. 직업도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거나 사진관, 식당, 옷가게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인들의 남다른 적응력은 강한 근성에서 나온다. 한국인이 가진 개척정신과 진취성 그리고 개방성을 보여준다.

중남미의 온두라스 같은 나라에서는 한인들이 섬유류 시장을 석권하여 나라 전체 수출액의 20%를 한인들이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한 나라의 수출액의 5분의 1을 담당하는 한국인 디아스포라들이 있음을 볼 때 현지에 적응하는 자생력이 얼마나 강한가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과거에는 한인 디아스포라들이 현지에서 살아남기에 급급해 별다른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로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현지에 정착해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인 디아스포라Korean Diaspora들의 힘이 하나로 모이게 되면 그 효과는 예상 이상으로 강력할 것이다. 한국 본토에서는 물론이려니와 세계 172개 나라에 흩어진 한민족은 폭발력을 가진 존재들이다. 이들이 문화의 전도사가 될 수 있고, 수출의 역군으로 바로 변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이다. 지금이 바로 그러한 때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살길은 밖에서 찾아야 한다. 안에서의 일이 진정 중요한 일이지만 활로는 밖을 향해야 하는 것이 한국이 처한 현실이다. 그들을 끌어안고 가면 한민족은 다시 한 번 엄청난 성공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천여 년 전에 장보고가 이룩했던 한중일의 한민족 공동체를 다시 발동하는 것은 이 시점에서 필요한 일이다.

- 연재 소설입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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