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

 

세상의 모든 출발은 자신에게서 나오지만, 세상을 연결해주는 것은 사람에 의해서다. 왕은 왕을 만난다. 재상은 재상끼리 만나 세상을 이야기 한다. 노비는 노비의 세계를 공유한다. 장보고는 군중소장직을 그만두고서야 세상과 소통하는 새로운 길을 만났다.

신라인들은 종사하는 일도 다양했다. 신라인들은 황해의 해상무역뿐만이 아니라 연안무역을 했다. 운하와 강을 이용해서 내륙으로 들어가는 길도 열어놓고 있었다. 신라인들이 가장 모여 살던 곳은 산동반도 일대이다. 이곳이 당시 황해해상무역의 본거지였다. 당대의 신라, 발해 일본과의 대외교역의 법정항구였다.

장보고의 사람들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엔닌일기에 적산의 법화원을 설명하는 글이 나온다.

 

적산은 실로 암석이며 높이 솟아 있는 곳으로 곧 문등현 청녕향 적산촌이다. 산에는 절이 있어 그 이름은 적산법화원이다. 본래 장보고가 처음 세운 절이다. … 지금은 신라통사 압아인 장영 그리고 임대사, 왕훈이 관리하고 있다.

 

적산법화원은 장보고가 세운 절이라는 기록이 보인다. 장보고는 자신을 알리는 작업으로 법화원을 세웠다. 장보고의 얼굴을 법화원에 걸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인식의 전환과 긍정적인 인상을 풍기도록 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법화원 자체가 가진 커다란 통합은 종교를 통한 화합이다. 신라와 중국 그리고 일본이 만나는 장소에서 하나가 될 수 있는 다리를 놓는 역할을 했다. 마음이 먼저 열리도록 하는 작업이었다. 해적을 없애는 것이 흥덕왕과의 드러난 약속이었다. 해적을 없애는 것과 법화원이라는 절을 세우는 것과는 언뜻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장보고가 왜 중국 당나라에 큰 절을 세웠을까 생각해보면 그 비밀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법화원은 장보고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했는가를 유추해 낼 수 있는 열쇠다.

기업이나 개인이나 마찬가지로 어떤 대상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느낌이 있다. 상징성이 있다. 그 상징성이 법화원이라고 생각하면 되리라 본다. 법화원에 가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켜준다는 사람들에게 인식시켜 주는 창구다. 법화원을 지은 사람은 장보고인데 법화원이 주는 인상이 바로 장보고의 얼굴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할 수 있다. 박지성하면 축구가 떠오르고, 테레사 수녀하면 봉사가 떠오르고, 장보고하면 법화원이 하고 있는 역할이 떠오르게 했다. 장보고는 당나라는 자신의 조국, 신라와 일본까지 아우를 수 있는 창구역할을 할 것을 고심하다 당대의 종교와 사상의 근원지인 사찰을 건립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파급효과는 엄청났을 것으로 보인다. 장보고하면 여행을 하거나 상거래시 해결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는 효과를 주었다. 장보고에게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호의적인 마음이 주는 흡인력으로 인해 장보고가 원하는 방향으로의 추진이 훨씬 쉬웠으리라 싶다.

- 연재 소설입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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