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

 

장보고와 관련이 있는 사원은 적산의 법화원을 제외하고도 완도의 법화사, 제주도의 법화사, 절강성 천태산의 국청사 그리고 일본 교토의 적산서원 등이 종교적으로나 정신문화적으로 모두 장보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다국적 경영을 위해 사찰을 세우고 그를 이용한 대외적인 업무를 수행했다.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하게 된 첫 목적이 해적의 퇴치였지만, 해적은 바다를 장악하게 되면 해적은 별도의 노력이 없이 사라졌다. 장보고는 세상을 크게 보았다. 국제무역이었다. 국제무역을 하게 되면 효과는 상상외로 확대된다. 교역선이 필요하고, 교역선에 승선할 선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실어 나를 상품과 여행자들의 편의를 제공해 줄 수 있다. 교역선이 수시로 오가는 해상에서 해적을 발견하면 즉시 응징하면 된다. 조직적이고 훈련을 받은 선원들이 약탈을 목적으로 하는 해적들을 제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대선단을 거느린 장보고의 위풍에 기가 꺾였을 것이다. 바다는 오래 지 않아 장보고의 손에 들어왔고, 해적은 사라졌을 것이다. 큰 길을 가면 작은 길들이 모여든다. 크게 물을 열면 작은 내들이 모여든다. 장보고는 크게 세상을 보고 읽어서 큰 길을 열었다.

흥덕왕과의 약속에서처럼 해적을 소탕하기 위한 역할로만 바다를 장악한다는 것은 세상을 축소시키게 되어있다. 국제무역을 하면서 해상로를 장악하고, 승선한 선원들을 훈련시키고 조직화해서 위난에 대비시켜 놓으면 장보고에 의한 황해를 중심으로 한 무역은 동북아 전체의 장악이 되는 것이다. 바다를 장악하고 나면 국력은 더 없이 확대된다. 장보고 시대의 바다는 안정되었다. 중국의 동쪽과 신라의 삼면의 바다 그리고 일본의 바다는 장보고의 품 안에 안기고 말았다. 바다를 장악하고 나면 그 일대의 생산물은 장보고가 아니면 유통되어질 수가 없었다. 모든 정보가 장보고에게로 흘러들어왔다. 세상을 장악하는 것은 고급정보를 가진 자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상대방의 입장을 알면서 타협하기는 쉽다. 상대방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면서 높은 수익이나 이익을 얻어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적의 상황을 파악하고도 전장에서 진다면 그러한 사람은 지도자가 아니다.

- 연재 소설입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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