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없어 별 볼일 없는 세상.

아니다 별은 있다. 고심 끝에 별 보기 좋은 장소를 찾아낸다.

해발 1천m 고산지대에 위치한 안반데기가 바로 그 장소다.

▲ 이국적 풍경의 안반데기

마을 모습이 오목하고 넓은 통나무 받침판 ‘안반’을 닮고 여기에 고원의 평평한 땅을 뜻하는 우리말 ‘더기’를 붙여 안반데기라 부르게 된다.

엽서에서 하늘을 보며 바람개비처럼 돌고 있는 풍력발전기 사진이 담겨있는 강원도 고랭지 배추로 유명한 바로 그 지역이다.

은하수를 감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역 안반데기는 가도 가도 끝이 없이 올라가는 비탈진 산길이다.

시원한 물살이 흐르는 계곡은 여기가 강원도 오지임을 말해주고 있다.

차로 오르고 또 오르다 보면 귀가 먹먹해지는 이명현상을 느낀다.

귀가 참 괴롭다.

주차 후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드넓은 배추밭으로 이뤄진 배추천국이다.

▲ 드넓은 배추밭을 배경으로

괴로운 귀를 멀리하고 눈이 즐거워진다.

상품성 없어 버려진 노란 배춧속은 덤으로 얻은 횡재다.

배낭 하나 매고 집사람과 다정히 손잡고 걷다 보니 어느덧 정상이다.

인적 드문 고산지대 안반데기 정상에서 본 마을은 구름이 저 멀리 발밑에 놓이는 이국적인 풍경으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 깎아진 비탈길에서 사람 힘으로 배추 농사를 지어온 곳이다.

사람과 소가 뒹굴며 한 몸이 되어 일구었던 밭. 그 밭에서 나온 무수한 돌로 전망대를 만들었다. 경작자들의 애환을 담고 있는 돌로 만든 전망대 '멍에 전망대'였다.

▲ 멍에 전망대 오르는 길

멍에 전망대에서 바라본 세상은 높은 구름과 하늘만이 보인다. 살짝 눈을 돌려보면 밑에서 바람개비처럼 보였던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다.

날은 어두워지고 고요한 적막감이 감돌 때 쉬지 않고 들려오는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내가 살아있음을 실감케 한다.

구름 사이로 겨우 간간이 보이는 작은 별은 은하수를 못 본 실망보다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 안반데기 해지는 모습

나 죽어 별이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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