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용서는 내가 자유로워지기 위해 해야 하는 거야

지리산에서 만난 스님은 조용하면서도 유장하게 흐르는 깊은 강물처럼 적막한 느낌을 주었다. 단어와 단어의 간격이 길면서도 정확했다. 평평하고 널직한 바위 위에서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미워하는 사람에 대한 간결한 답이었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도 놓아주어야 합니다. 용서는 내가 자유롭기 위해서지요."
"그래도 미운 걸 어떻게 하지요?"
젊은 여인이 한 남성에 대한 상처에 대해 묻자 스님이 대답에 반문을 했다.

"미워하는 마음을 새라고 비유해 보세요. 미움의 새를 마음 안에 가두어 두는 순간 끝없이 먹이를 주어야 새는 살 수 있지요. 먹이는 미움이지요."
"예."
"미움의 먹이를 주기 위해 미움을 생산해야 하니 자신은 미움 생산공장이 됩니다. 마음 안이 미움으로 가득해지지요. 결국 미움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예. 그렇네요."
"미움의 새를 날려보내야 내가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미움의 새를 날려 보내면 미움이 필요없지요. 평화가 찾아 와요."

<긍정이와웃음이,신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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