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우통제시스템 (사진= 국립생태원)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박용목)은 전남 구례의 국가장기생태연구 중점지소에서 장기간의 호우와 가뭄을 실험할 수 있는 강우통제시스템을 개발하여 최근 발생한 긴 장마와 가뭄과 같은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별 적응능력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가장기생태연구’의 일환으로서 기후변화와 환경변화로 인한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의 변화를 밝히기 위해 서울대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국립생태원 장기생태연구팀은 과거에 단순히 물주는 시기와 양에 변화를 주어 연구해왔던 실내 실험의 한계를 인식하여 자연에서 가뭄이나 장마에 의한 식물 생장의 변화를 실험할 수 있도록 강우통제시스템을 2019년 개발(특허등록)했다.

강우통제시스템은 자연 강우의 유입을 단계별로 조절하여 당해 강수량 대비 25%가뭄, 70%가뭄을 인위적으로 재현할 수 있고, 일부 구역은 자동스프링클러를 통해 장마를 재현할 수 있다.

또한, 지면에서는 환경변화를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토양수분, 토양온도, 일사, 대기온도, 풍향, 풍속, 강우량 등의 7개 기상 항목을 1분 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강우통제시스템으로 소나무, 잣나무 등 11개 수종을 실험한 결과, 가뭄이 심할수록 식물의 잎이 작고 두꺼워지는 변화가 나타났으며, 광합성 기능(9~36% 감소)과 수분이동력(43~59% 감소)이 감소하는 등의 생리적 변화를 보였고, 이와 같은 변화는 식물 탄소흡수량을 최대 40%이상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잣나무, 소나무, 곰솔, 물푸레나무는 가뭄을 가장 잘 견뎠으며, 상수리나무, 산벚나무, 일본잎갈나무는 중간 저항성을, 전나무, 편백, 고로쇠나무, 자작나무는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산벚나무와 일본잎갈나무 2종의 가뭄 스트레스에 대한 생리적 반응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산림생태와 관리(Forest Ecology and Management)”에 게재했고, 향후 9종의 연구 결과를 추가로 국제학술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국립생태원은 2014년부터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의 변화를 밝히기 위하여 지리터리풀, 매미꽃 등 국내 고유종 등을 대상으로 적응 능력과 민감성을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가뭄으로 인해 수목의 생리적 변화가 곤충의 발생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여 곤충의 대발생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기후변화 실험을 통한 주요 식물종의 적응능력을 파악하여 생태계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선제적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도 국가의 생태연구를 선도하는 우수한 연구기관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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