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년을 거슬러 고국 품으로 돌아온 <독서당계회도> 공개

김영우 기자l승인2022.06.22l수정2022.06.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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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당계회도' 일부. (문화재청 제공)

조선시대 관료들의 모임을 기록한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가 490여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3월 미국 경매를 통해 매입한《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를  22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서울시 종로구)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다음달 7일부터는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도 공개될 예정이다.

'독서당계회도'는 조선 중종(中宗, 재위 1506-1544) 연간에 사가독서(賜暇讀書)한 관료들의 모임을 기념하여 제작된 그림이다. 이 그림은 지금까지 알려진 16세기 독서당계회도 3점 중 하나이자 실경산수로 그려진 계회도 중 가장 이른 시기 작품이다. 조선 초기 산수화의 면모를 보여주는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참석자들의 이름과 관직명 등을 통해 제작연도를 명확히 알 수 있다.

먼저 그림의 상단에는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라는 제목이 전서체로 쓰여 있고 중단의 화면에는 가운데 우뚝 솟은 응봉(鷹峰, 매봉산)을 중심으로 한강변의 두모포(豆毛浦)(지금의 성동구 옥수동) 일대가 묘사되어 있다. 강변의 풍경과 누각이 자리잡고 있는 중앙부 강변에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안개에 가려 지붕만 보이는 독서당(讀書堂)을 확인할 수 있고, 계회는 독서당이 바라보이는 한강에서 관복을 입은 참석자들이 흥겨운 뱃놀이를 하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그림 하단에는 참석자 12인의 호와 이름, 본관, 생년, 사가독서한 시기, 과거 급제 연도, 계회 당시의 품계와 관직 등이 기재되어 있다. 

참석자들은 1516년부터 1530년 사이에 사가독서한 20~30대의 젊은 관료들이다. 그 중 청백리이자 백운동서원을 설립하여 서원의 시초를 이룬 주세붕(周世鵬, 1495-1554), 성리학의 대가로 추앙받았으며 『규암집(圭菴集)』을 저술한 송인수(宋麟壽, 1499-1547), 약 50년 간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시문에 뛰어났던 송순(宋純, 1493-1582) 등의 관료들이 주목할 만하다.

또한 독서당계회도에 기록된 참석자들의 관직은 그림의 제작 시기를 추정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중종실록』에 따르면 송인수와 허항(許沆, 1497-1537)은 1531년과 1532년 초에 각각 새로운 관직에 임명되었는데, 좌목에는 이들이 1531년 지냈던 관직명이 기재되어 있어 이 작품이 1531년경에 제작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현전하는 작품이 적은 조선 전기의 기년작(紀年作)이라는 점과 함께, 조선 초기 실경 산수화의 면모를 대변하는 수작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높다.

이번에 돌아온 독서당계회도는 이미 국내 학계에서는 알려져 있던 유물로, 국외 반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초 소장자이던 간다 기이치로(동양학자, 교토 국립박물관 관장 역임)의 사망 이후 유족으로부터 입수한 다른 소장자가 가지고 있다가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환수는 문화재청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과 재단의 축적된 방법, 관계자 네트워크, 전문가와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성사될 수 있었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앞으로도 정부혁신 기조에 발맞추어 국외에 있는 중요 한국문화재를 적극적으로 발굴, 조사하여 선제적으로 보호·활용할 계획이다.

김영우 기자  yung2656@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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