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제 행엽과 재갈, 가지형 철모 등 출토돼

619호분 전경

상주시는 2021년 9월 시작한 ‘상주 오봉산 고분군(경상북도 기념물 제126호)’의 발굴조사가 완료 단계에 이름에 따라 발굴성과를 공개하는 설명회를 9월 1일 오후 2시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국내 고고학 전문가를 포함한 함창, 이안 지역 주민 등 60여 명이 참여했다.

최근까지 함창 일원의 고분에 대한 조사는 그리 많지 않아 오봉산고분군도 1997년 상주-점촌간 도로공사로 인한 발굴조사를 한 이후 25년 만에 고분군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학술발굴조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2018~2019년 기초조사를 통해 600여 기의 고분이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토대로 발굴조사 대상지를 확정했다.

이번 발굴조사는 오봉산 고분군 북서쪽의 이안리유적과 동쪽 탑골의 신흥리유적을 대상으로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원장 전규영)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문헌에 등장하는 고령가야의 흔적을 확인하고, 신라와 백제의 관련성 등 함창지역 고대사의 성격 규명을 목적으로 했다.

현장 공개 대상은 오봉산 고분군 중 480~483․619호분의 5기이다. 봉토의 규모는 직경 11~20m 정도로 주능선을 따라 위치하며, 봉토분 주변으로는 봉토가 유실된 석곽묘와 석실묘가 구릉 사면에 분포한다. 봉토분은 봉토 바깥으로 봉분을 보호하면서 배수하기 위한 호석과 주구가 확인됐다. 480호분에만 배장곽(倍葬槨)이 있고 나머지는 매장주체부만 있는 단독분이다. 매장주체부는 모두 반지하의 횡구식 석실이다.

석실의 한쪽 편에 무덤 입구를 창(窓)구조로 만든 것이나 내부에 시신을 안치하는 시상대를 높게 조성한 것, 석실의 평면은 장방형이며 벽면은 활등이나 반달처럼 굽은 아치모양의 궁륭형으로 쌓은 것 등은 오봉산 고분군의 지역성을 띤 특징적 요소로 볼 수 있다.

많은 도굴구덩이로 보아 이미 수 차례 도굴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몇 기의 무덤 내에서 유물이 출토됐다. 유물은 지역성을 보여주는 단경호 등의 토기와 철모, 재갈, 행엽 등의 금속유물들이 출토됐다. 조사를 담당한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 권혜인 실장은 “이 유물들은 당시 신라와의 교류관계를 보여준다. 가지형 철모는 대구 달성이나 경산 임당고분군의 특수한 지배층 무덤에서 확인됐던 것이고, 금동재갈은 경주 금령총 등 경주 지역의 무덤에서 출토된 재갈과 비교되며, 480호분에서 출토된 금동제 행엽은 고령 지산동 518호분 출토 행엽과 제작방법이 유사하다”면서 “출토된 유물을 통해 무덤의 조성시기는 6세기 전반대에 해당하며 무덤의 주인은 당시 이 지역의 최고 수장급에 속함을 확인했고 주변 지역과의 교류를 살펴볼 수 있는 고고학적 발굴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 공개 설명회에서는 현재 발굴조사 중인 봉토분 5기 및 주변 무덤 6기에서 출토된 유물을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당초 고령가야의 흔적을 찾고자 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확인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지만, 함창지역에서 6세기 전반대의 최고 수장급 무덤과 관련 있는 유물을 확보했음은 좋은 성과라고 할수 있겠다. 상주시 강영석 시장은 “앞으로 지금까지의 발굴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오봉산고분군의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사적지정을 추진하여 지속적으로 복원·정비를 진행할 예정이다”면서 “상주시민들이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오봉산고분군 발굴조사 성과에 대한 학술대회는 오는 12월 1일 상주박물관 세미나동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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