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뺨검둥오리가 꼬리를 하늘로 세우고 물속으로 머리를 푹 집어넣었습니다.

아주 적극적으로 먹이를 찾는 새의 모습이 재미있지요?

연못에는 아주 날렵하게 엉덩이를 내보이며 잠수를 하는 새가 더 있습니다.

두 번째 주인공은 논병아리입니다.

논병아리는 제주도에서 적은 수가 번식하는 텃새이면서 흔하게 도래하는 겨울철새이기도 합니다.

흰뺨검둥오리는 주로 물풀이나 씨앗을 먹는데 반해 잠수 능력이 뛰어난 논병아리는 물속에서 작은 물고기나 새우 등을 잡아먹지요.

식성은 몸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몇 마리의 흰뺨검둥오리들이 연못 가장자리 바위 위로 올라가 쉬는 사이 물닭은 멀지 않은 곳에서 열심히 먹이를 찾아다니고 있네요.

잠수를 하여 물풀이나 작은 수서곤충을 잡아먹는 물닭이 연신 순채 줄기를 잡아당깁니다.

그 줄기에 무엇이 붙어있었을까요?

물닭 근처에서 어린 쇠물닭들도 먹이사냥 중입니다.

어리지만 먹이를 찾으며 연못 곳곳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아주 야무지더군요.*

아, 목과 다리가 긴 왜가리가 연못 가장자리로 날아와 앉았습니다.

왜가리는 1년 내내 흔하게 관찰되는 새이지요.

검은색 세로줄무늬를 지닌 긴 목을 꼿꼿하게 세우고 어딘가를 바라보던 새는 갑작스레 푸덕 날아오르는 흰뺨검둥오리들 때문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엉겁결에 연못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틈을 타서 다시 연못으로 날아와 연못 가장자리를 긴 다리로 성큼성큼 돌아다닐 것입니다.

어제와는 다르게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입니다.

연못 중간쯤에는 무겁게 느껴지는 날씨 때문인지 흰뺨검둥오리 세 마리가 얼굴을 날개 속에 파묻고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연못 너머 숲에서는 단풍 물결이 잔잔하게 일렁이네요.

▲ 출처: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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