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에서 쭈뼛쭈뼛 솟아나온 잎자루 끝에 빗방울이 방울졌습니다.
잎들을 무수히 매달고 있었을 불그스름한 잎자루들 안쪽에는 거무스름한 열매들이 숨어있군요 담쟁이덩굴입니다.
붉게 물들어가는 얼굴의 한쪽은 곤충에게 갉아 먹힌 흔적이 뚜렷하지만 그 또한 선연합니다.
사무실외곽에 붙어 자라는 담쟁이덩굴이 어느새 잎을 떨구고 여름내 준비해 두었던 결실을 드러내놓았군요.검푸르게 익은 열매들이 마치 포도송이 같지요?
담쟁이덩굴이란 담을 기어오른다고 하여 얻게 된 이름입니다. 공기뿌리와 흡반이 발달하여 바위나 나무를 타고 오르며 잘 자랄 수 있는 특징을 지닌 덩굴식물이지요. 잎이 무성해진 초여름에 피는 꽃은 황록색이어서 눈에 확 뜨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꽃이 필쯤이면 곤충들이 너도나도 모여들어 요란한 소리를 내니 덕분에 알 수 있지요.
그리고 가을이면 어김없이 검게 익어 탐스러운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리게 됩니다.
담쟁이덩굴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입니다.
담벼락에 달라붙어 단풍든 모습이 아름답긴 하지만 늘 푸른 곰솔을 타고 오르다가 새빨갛게 단풍든 모습 또한 매력적입니다.
요즘 그런 아름다운 광경이 주변에서 흔히 펼쳐지고 있으니 주변을 둘러볼만 합니다.
담쟁이덩굴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풍경은 덤으로 따라오게 되지요.
그나저나 담쟁이덩굴이 잎을 거의 떨어뜨리고 있는 것을 보면 어느새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서지 않았나 싶습니다.
겨울맞이 준비는 잘 하셨겠지요?
강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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