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멀구슬나무와 붓순나무 사이로 진갈색이 멀리서도 보이네요.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 노랑의 계절에 화려했던 꽃,

모감주를 기억하시나요?

지금은 바삭 말라버린 채 가지 끝에 촘촘하게 꽈리송이들이

마치 청사초롱처럼 매달렸어요.

꽈리 속에는 몇 알 안돼 보이는 단단하고 까만 열매가 붙어있습니다.

가을비가 다 가져갔는지 고작 한 두 알만 보이네요.

이 열매로 스님들의 염주로 사용했다지요.

외국사람들은 이 나무의 꽃필 때만 봤나봐요. 그래서 이름이 황금비나무(Gole rain tree)라고 부르지요.

처음에는 초록색에서 차츰 갈색으로 변하고 얇은 종이 같은 껍질이 셋으로 갈라집니다.

그 안에는 콩알만 한 윤기가 흐르는 까만 씨앗이 보통 세 개씩 들어있게 되죠.

대부분 모감주나무는 무리지어 숲을 이루면서 자라는데 오늘의 우리 잔디광장의

모감주는 혼자예요. 쓸쓸하게 가을을 맞이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옆에 조그만 바위에서도 담쟁이가 가을빛에 한 역할을 하네요.

밑으로 내려와서 보니 여기에 있는 모감주는 잎은 거의 다 떨어졌지만 열매는

그래도 풍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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