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총림 가운데에 비스듬히 굽어 자라는 목련이 한그루 있습니다.

길쭉길쭉 곧게 자라는 나무들 사이에 있어서 그 모습이 튀어 보이지요.

더군다나 이 나무에는 상록성 덩굴식물인 송악과 낙엽성 덩굴식물인 바위수국이 더불어 자라기 때문에 주변에 늘어선 헐벗은 나무들보다는 따뜻하게 보입니다.

무엇보다 추워 보이지 않는 이유는 송악 때문이겠지요?

가까이서 보면 늘푸른 송악 잎 사이마다 동글동글 열매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 송악 꽃이 흐드러지게 폈더니만 알찬 결실을 맺었네요.

송악 꽃은 보통 10월에 피고 열매는 다음해 4-5월에 까맣게 익습니다.

대부분 설익은 열매들이지만 모양과 빛깔이 아름답습니다.

송악은 줄기나 가지에서 기근(공기뿌리)이 자라서 담장 혹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지 때문에 담장나무라고도 불립니다.

소가 잘 먹는다고 하여 소밥나무라고도 불리며, 상춘등(常春藤)이라고도 불리지요.

높은 가지에서 밑으로 늘어진 바위수국 열매들은 마치 꽃처럼 보입니다.

바위수국은 수국을 닮았으면서도 바위에 붙어서 자란다고 하여 얻게 된 이름이지요.

바위수국 또한 송악처럼 줄기에서 기근이 나와 나무나 바위 겉에 붙어서 자라는 덩굴식물입니다.

꽃은 6-7월에 피는데 작은 꽃들이 모여 큰 취산화서를 이룹니다.

그런데 화서의 가장자리에는 달걀모양의 중성화가 매달려있습니다.

이 중성화는 작은 꽃(양성화)들을 위해 곤충들을 유인하기 위한 장식꽃(裝飾花)이라고 할 수 있지요.

대롱대롱 매달린 열매들 가장자리에 마치 꽃잎처럼 한 장씩 매달려있는 것이 중성화입니다.

▲ 한라생태숲

아, 정작 덩굴식물들이 휘감고 자라는 목련을 보지 못하였군요.

굽어 자라는 목련의 줄기에서 잔가지들이 무성하게 돋아났는데 그 가지 끝마다 도톰한 옷을 입은 겨울눈들이 무성합니다.

4월초에는 하얀 목련 꽃들이 흐드러지게 필 것 같습니다.

기대해볼만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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