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동양시멘트가 지난달 7일 제주지역 시멘트 공급단가를 인상한다고 발표한 지 44일만에 입장을 철회했다. 이는 도가 접점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던 관계자들 사이에서 잇따른 간담회와 면담 을 통해 집요한 설득과 조정을 거친 결과라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23일 오후 도청에서 동양시멘트 최병길 대표와 제주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정종학 이사장, 중소기업중앙회 이문형 제주지역본부장 등과 만나 시멘트 가격인상 철회 방침을 확인하고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가뜩이나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아파트 와 주택가격도 추가 상승해 도민 부담이 가중된다”면서 “동양시멘트의 가격인상 철회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잘되고, 기업도 잘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철회 과정에서 힘써준 관계자들 모두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시멘트 추가공급을 위한 설비 증설에 필요한 도 차원의 조치도 약속했다.

정종학 이사장도 “삼표그룹이 비즈니스측면보다는 제주에 대한 이해로 인해 이같은 결정을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했고 최병길 대표는 “회사를 인수한 지 얼마되지 않아 제주 현지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며 “건설소재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제주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가겠다”고 답했다.

앞서 동양시멘트는 이달 1일부터 제주지역에 한해 기존 t당 8만2400원이던 공급가격을 9만원으로 7600원(9.2%) 인상키로 해, 레미콘업계가 총파업을 결의하는 등 지역 건설경기에 파장이 일었다.

당시 원 지사는 “제주지역에 대한 가격차별은 있어선 안될 일”이라면서 행정력을 동원한 시멘트 가격인상 저지 방침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동양시멘트와 레미콘조합의 협상 중재 작업도 병행했고 도는 지난달 21일과 28일에 이어 이달 2일, 레미콘조합과 동양시멘트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와 면담 등 인상방침 철회에 대한 설득을 이어갔으며 23일 ‘인상철회’라는 타결을 이끌어냈다.

이날 협상 결과에 따라, 동양시멘트는 당장 가격인상 계획을 되돌리고 향후 가격인상 시기 와 인상요율도 건설업계, 레미콘조합과 충분히 협의를 거친 후 추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안정을 위한 원희룡도정의 업계 설득작업이 결실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원 지사는 지난해 10월 대한항공이 적자 누적을 이유로 제주-일본 직항노선 운항을 중단하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과 직접 만나 운항 재개 결정을 끌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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